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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체계, 내년 4월부터 도로명 위주로 전면개편-국민일보(0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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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체계, 내년 4월부터 도로명 위주로 전면개편 
 
 



100년간 유지돼온 현행 지번(地番) 방식의 주소 체계가 내년부터 도로명 주소로 전면 개편된다.

행정자치부는 27일 도로명 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내년 4월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10년대 일제가 토지 수탈과 조세 징수를 목적으로 도입한 지번 방식의 주소 체계가 100년 만에 획기적으로 바뀌게 됐다.

행자부는 도로명 주소가 정착되면 물류비 3000억원 등 연간 4조3000억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도로명 주소 제도란=도로명 주소는 골목길 등 모든 도로에 이름을 붙이고 도로별 기점에서 종점 방향으로 오른쪽은 짝수,왼쪽은 홀수 번호를 순차적으로 부여하는 방식이다. 도로명 주소 제도가 도입된 배경은 그동안 써왔던 지번 방식의 주소 제도가 1960∼70년대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잦은 분할 합병 등으로 지번 배열이 무질서하고 복잡하게 돼 주소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시 작전동 50번지 인근에 600번지 주소가 흩어져 있고,같은 지번 내에 15개의 주택이 함께 들어선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지번 방식의 주소만으로는 정확한 위치를 찾기가 불편하고 이에 따른 물류비 증가 등으로 국민생활 불편은 물론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어떻게 바뀌나=서울 신당동 남산타운아파트는 현재 ‘서울시 중구 신당동 844번지’로 주소 표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서울시 중구 신당동 다산로 301’로 바뀐다. 지번인 ‘844번지’가 도로명과 건물 번호로 이뤄진 ‘다산로 301’로 바뀌는 것이다. 도로명은 시·군·구별 지명위원회가 주변 특성이나 역사적 사실 또는 지역과 인연이 있는 인물의 이름을 따 짓는다. 출판사가 모인 서울 마포구의 ‘글마을길’과 시내버스 차고지가 있는 양천구의 ‘새시작길’,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인천 중구의 ‘제물포조약길’,노래 ‘돌아가는 삼각지’를 부른 가수의 이름을 딴 한강로 삼각지의 ‘배호길’,경북 안동 ‘퇴계오솔길’ 등이 대표적이다.

◇언제부터 도입되나=도로명 방식의 주소는 내년 4월5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러나 도로명 주소 전환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2011년까지 5년간 기존 지번 주소와 병행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주민등록과 건물대장상의 주소 등 각종 공부상 주소가 도로명 주소 체계에 따라 일제히 정비된다. 정부는 ‘새 주소’ 포털 사이트를 통해 새 주소 검색과 주소 변환,길 찾기,새 주소 전자지도 등의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행자부는 도로명 주소 사업에 대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도로명 주소통합센터를 올해 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정부는 도로명 주소 체계 도입을 위해 1997년 서울 강남구와 경기도 안양시 등 6곳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등 10년 전부터 관련 작업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1997년 11월 외환위기 이후 예산 지원이 중단 또는 축소됐고 관련 법조차 없어 장기간 사업이 표류했었다. 올 6월 말 현재 전국 기초자치단체 234곳 가운데 43.6%인 102곳(인구 기준으로는 67.9%)에서만 도로명 주소 관련 시설 설치를 완료했을 뿐이다. 행자부는 2009년까지 1115억원의 예산을 들여 나머지 시·군·구 지역에 대해 도로구간 설정과 도로명판 및 건물번호판 등 도로명 주소 관련 시설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문제점은 없나=정부는 도로명 방식으로 주소 체계를 전면 개편함으로써 일제 잔재 청산과 물류비 절감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2002년 도로명 방식으로 주소 체제를 전면 개편한 서울시에서조차 시민들이 실생활에 전혀 이용하지 않는 등 주소 체계 개편이 예산 낭비라는 논란이 남아 있다. 택배회사는 물론 우체국과 소방서,경찰도 새 주소를 외면하면서 지자체가 공짜로 달아준 새 주소를 실제 집주인은 모르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계속돼 왔다. 심지어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와 서울 중구청,대한지적공사 등 정부 위원회와 지자체,공사들은 여전히 명함에 기존 지번 방식의 주소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토지대장과 등기부등본상의 토지 주소는 여전히 지번 방식으로 남게 돼 있어 이중 주소에 따른 혼란과 불편이 우려된다.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 사업과 관련,비밀을 누설하고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8억여원의 예산을 낭비시킨 경기도 공무원 등 22명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에 적발되는 등 다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행자부는 “우리나라 주소 체계를 글로벌 시대에 맞게 개편한 것이 큰 의의”라며 “그동안 사업 추진이 부진한 점은 있으나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 낭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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