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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베의 일본’ 대처법-경향신문(0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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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베의 일본’ 대처법 
 



9월20일 실시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 현 관방장관이 총재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차기 총재는 국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민당 국회의원들의 투표에 의해 간접선거로 선출되는데 돌발사태가 없는 한 20일 선출될 자민당 총재가 일본 총리가 된다. 모든 절차가 끝나는 26일쯤 일본에서 새 내각이 출범한다.

아베가 총리가 된 이후 일본과 한·중·일 관계를 전망한다면 두 가지 길을 예상할 수 있다. 하나는 일본이 한·중 양국과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길, 또 하나는 아베가 고이즈미 노선을 답습하여 한·중과의 외교마찰을 고조시키면서까지 소위 우경화 노선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는 길이다. 현 단계에서는 양쪽 모두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한·중과의 갈등의 주요인을 야스쿠니 문제라고 보는 아베는 함께 총재 선거에 나설 아소 다로 외상이 내세운 야스쿠니 개혁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아소 외상은 야스쿠니 신사의 무 종교화, 국가시설화, A급 전범 분사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즉 아베는 야스쿠니 문제를 나름대로 해결하려는 차원에서 한·중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할 것이다.

현재 아베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개헌이다. 개헌의 중점은 현 자위대를 자위군으로 승격시키는 데 있다. 그러나 개헌을 하려면 국회의원의 3분의 2가 개헌안에 찬성해야 하고 그 후에 실시될 국민투표에서 투표한 국민의 과반수가 개헌안에 찬성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아직 국민투표 법안을 두고 자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 간의 이견이 너무 커 이번 가을 정기국회에서도 국민투표 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이다. 게다가 헌법 개정안도 자민당 안과 민주당 안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자위군을 완전히 유엔 지휘 하에 두는 것을 명기한다는 민주당 안에 대해 자민당 안은 독립된 군대로서의 자위군을 명기한 개헌안을 내놓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자민당 개헌안 속에는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도 위헌이 되지 않는다는 근거 조항까지 새로 만들어 넣었다. 민주당은 정교분리를 더욱 강화한다는 개헌안 방침을 세웠다. 자민당이 국회에서 개헌안을 통과시키려면 민주당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참의원 의석수는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수를 합해도 3분의 2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베 자신이 개헌을 구체화하려면 앞으로 5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즉 일본의 개헌 논의가 즉각 한국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보다 현재의 상황에서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북핵 문제이다. 납치문제 해결을 외치면서 대북 강경자세로 일관해 온 아베가 미국의 대북 강경노선과 보조를 맞추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 한·일 관계 개선이 논의되면 아베는 북핵 문제에 대한 일본의 정책을 외교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한·일 관계를 볼 때 독도문제,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야스쿠니 문제 등이 마찰의 요인이 된다는 것은 예전과 같고, 거기에 북핵 문제가 플러스될 전망이다. 한국은 이런 문제들을 일본의 우경화로 묶어서 비판하기보다는 하나하나 구분을 지어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다뤄나가야만 실용적인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우익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여 그것을 재생산하는 일본 내의 신친일파 한국인들의 행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일본 내에서 ‘혐한’ 무드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일본에서의 한류 붐을 차단시키고 대한 강경론자를 양산시키겠다는 일본 우익의 의도와 속셈을 잘 파악해서 민간차원의 적절한 대책도 강구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 세종대교수·일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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