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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향후 한.일 외교전망-연합뉴스(0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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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총재선거 특집> ④ 향후 한.일 외교전망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차기 일본 총리가 될 경우 당장 넘어야 할 한.일간 외교적 장애물이 ‘야스쿠니(靖國) 문제’라는데 이견이 없다.

한국 정부는 야스쿠니 문제가 A급 전범의 분사로도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 차기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서는 안되며 참배시 두절된 ‘셔틀 정상회담의 재개’ 등 관계 개선의 여지는 있을 수 없다는 메시지로 풀이할 수 있다.

아베 장관은 지난 4월 야스쿠니신사를 비밀리에 참배했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4일 “국가를 위해 싸운 분들에게 합장하고 명복을 빌며 존숭의 뜻을 표하기 위해 참배해왔다”며 “참배할지 안할지, 언제할지, 말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팎의 상황을 감안해 야스쿠니문제를 애매한 채 남겨 두겠다는 전략이다. 지지층인 보수세력을 의식하는 그가 ‘참배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애매한 상태를 ‘참배 의지’로 간주하겠다는 입장. 때문에 야스쿠니 문제가 답보를 계속한다면 현해탄의 파고는 여전히 높을 것이라는게 대체적 관측이다.

도쿄의 외교관들은 “고이즈미 총리 때보다 양국 사이가 더욱 험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점점 무게를 싣고 있다.

야스쿠니 뿐 아니라 양국간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문제, 즉 ‘독도 문제’의 얽힌 실타래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비관론의 한 요인이다. 지난 4월 일본의 ‘독도 도발’이 아베 장관의 작품이라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희망섞인 관측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베 장관이 외상을 지낸 부친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의 비서로 일찍이 ‘외교의 힘’을 터득했고, 관방부장관 시절 총리를 수행해 30여차례 외유하며 실전외교를 익혔던데다 전임자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남긴 ‘아시아 실패’라는 유산을 답습해서는 안된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 첫 고비로 예상되는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시아 회복’을 이뤄내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베 장관은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 등에서 “일본은 미국이나 한국과는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 지배, 시장경제라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관계개선에 거듭 낙관론을 드러낸 바 있다.

한국 정부 일각에서 아베 장관이 오는 9월1일 출마선언에 즈음 야스쿠니에 관한 다소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는 흐름이 있다. 일.중간 전격적인 관계회복이 성사될 경우의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

아베 장관측에서도 수면 아래서 한국측의 ‘진의’를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사전 정지작업을 거쳐 오는 11월 베트남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무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복원한다는 치밀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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