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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학아세 5공 부역자가 민족공원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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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신문 조은성 기자


‘금강산 댐’ 사건을 기억하는가. 1986년 한국사회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서울 물바다론’은 93년 감사원의 감사 끝에 희대의 사기극으로 결론 났다. 타오르는 민주화열기를 꺼뜨리기 위한 전두환정권의 여론조작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전두환정권은 당시 북이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금강산댐을 폭파해 서울을 물바다로 만들려고 한다고 선전했다.

‘금강산 댐’ 사태는 당시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사기극보다 몇 만 배는 더 한국사회를 공황에 빠뜨렸다. 신문·방송에서는 북에서 짓고 있는 ‘금강산 댐’이 일시에 방류될 경우 서울시내 전체가 물바다가 된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특히 방송에서는 파란 물이 순식간에 국회의사당을 집어삼키고 63빌딩의 절반까지 차오르는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며 적색공포를 극대화했다.










용산공원(계획) 조감도.


그린트러스트


국립중앙박물관 조감도.



이같은 전두환정권의 여론조작에는 언론뿐 아니라 소위 토목 전문가로 불리는 학자들까지 동원됐다. 전두환군사정권에 부역한 이들 학자들은 TV에 나와 서울 시내가 물바다가 되는 모습을 ‘친절히’ 설명하며 안보정국을 조성해갔다. 그것은 현대판 곡학아세의 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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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공부역, 사회적으로 용서받았다?(시민의신문, 06.02.02)


그런데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금강산댐 물바다’ 발언을 했던 사람이 현재 용산민족·역사공원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함께 용산민족공원건립추진위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선우중호 전 서울대 총장은 전두환정권 때 토목공학과 교수로 TV에 나와 ‘서울 물바다’ 주장을 펼쳤던 문제의 인물이다.

강준만 교수는 96년 펴낸 ‘서울대의 나라’라는 책에서 선우중호 전 서울대총장의 이같은 전력을 꼬집고 “학교 구성원들에게 사죄하는 것이 학자의 도리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용산민족공원 추진위원장으로 적절치 않다”

용산민족·역사공원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발족했다. 당시 선우중호 전 서울대총장은 민간부문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용산민족공원은 용산미군기지가 반환되면서 세워지는 시민들의 공원이다. 그동안 서울의 노른자위인 용산을 떡 하니 차지해온 미8사단이 이전하면서 생기는 터인 것이다.


 









“먼 앞날을 보십시오.” 선우중호 전 서울대총장이 2003년 사이언스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친필사인과 함께 이같이 종이에 적어 넣었다. 그는 먼 앞날을 내다보고 군사독재정권에 부역한 걸까.


조은성기자 


“먼 앞날을 보십시오.” 선우중호 전 서울대총장이 2003년 사이언스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친필사인과 함께 이같이 종이에 적어 넣었다. 그는 먼 앞날을 내다보고 군사독재정권에 부역한 걸까.


그렇다면 민족의 자존을 다시 세우는 의미에서 건립되는 용산민족공원의 추진위원장을 군사독재정권시절 곡학아세로 부역한 어용학자에게 맡기는 것은 과연 적절한 것인가?

이에 대해 한 민간 연구소의 간부 A씨는 “용산민족공원의 의미를 생각할 때 선우중호 전 총장은 위원장으로 적절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선우 전 총장이 전두환정권 때 자신이 했던 행위에 대한 해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도덕적으로 부적합하다”고 일갈했다.

A씨는 선우 전 총장이 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은 이유를 또 하나 들었다. “선우 전 총장이 용산민족공원 문제를 토목공학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  그는 “용산민족공원은 그런 관점에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차대한 용산민족공원 추진에 이런 사람이 위원장을 맡는 것은 맞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용산민족.역사공원 건립추진위는 광복6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이해찬 국무총리·강만길 전 상지대총장)와 같이 국무조정실 소속이다.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은 광복60년 추진위 초기 공동위원장으로 내정됐었으나 친일파 김활란상 제정을 추진한 전력이 문제가 돼 낙마하기도 했다. 

서울대 총장 시절 딸 고액과외로 물의 전력도


 









선우중호 서울대 전 총장


서울대


선우중호 서울대 전 총장.


선우중호 전 서울대총장은 98년 고교생 딸에게 불법 고액족집게과외를 받게 한 것이 드러나 총장직에서 불명예 퇴진한 전력도 가지고 있다.
 
신시민운동연합은 당시 성명서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일선 학교의 선생과 학원 그리고 학부모가 조직적으로 이어져 있고 그 액수의 규모 또한 보통사람은 엄두를 낼 수 없는 거액이라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밝혔다.

신시민운동연합은 이어 “한국의 지성을 대표한다는 서울대의 총장부인이 고액과외가 불법인 줄도 몰랐고 2000만원이라는 거액을 친척에게 빌렸으며 이러한 내용을 남편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 사실을 순순히 믿을 보통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신시민운동연합은 “교육의 진정한 목적이 인격완성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물질만능의 이기적 출세욕에 눈이 멀어 불법을 저지른 자들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엄정한 심판을 해야 한다”며 고액과외에 관련된 교사·학원뿐 아니라 학부모에 대해서도 공직에서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선우 전 총장은 사회적 비난 속에서 스스로 사퇴의사를 밝히고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한편 선우 전 총장의 부친은 해방정국과 제1공화국 당시 오제도 검사와 함께 반공검사로 이름을 날렸던 선우종원 씨이다.

조은성 기자 missing@ngotimes.net
 










전두환정권이 만들어낸
‘금강산댐-서울물바다’ 시나리오

86년은 반독재민주화운동이 거세게 일어난 해였다. 그해 10월에는 건국대학교에서 농성이 벌어져 농성을 하던 학생 1천2백여 명이 한꺼번에 연행돼 구속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전두환정권은 당시 그런 민주화운동의 물결을 역류시키기 위해 북한이 대규모 댐을 만들어서 88년 서울올림픽 때 댐을 폭파해 서울을 물바다로 만들려고 한다고 선전했다.

북은 86년 북한강의 물을 수력발전에 이용하기 위해 북한강 상류 강원도 창도군 임남면에 댐을 짓기 시작했다. 북에서 ‘임남댐’으로 불리는 금강산댐은 86년 10월에 착공해 99년 6월이 돼서야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했고 2003년 말 완공됐다.

전두환정권은 금강산댐이 공사에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저수량이 최대 2백억 톤이 될 것이라 추정하고, 이를 수공(水攻)에 사용하면 12~16시간 만에 수도권이 잠긴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어 북의 금강산댐 수공을 막기 위해 대응댐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들이댔다.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언론들은 ‘서울물바다론’을 집중 보도했고 학교에서는 ‘북괴정권’ 규탄대회가 열렸다. 이는 급기야 대응댐 건설을 위한 국민모금운동으로 이어졌다. ‘평화의 댐’ 모금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전두환정권이 조성한 안보위기 속에 초등학생은 저금통을 깨는 등 국민들은 7백여억원을 모아 정권에 전달했다. 전두환정권은 이를 평화의댐 건설에 투입했다. 

선우중호 전 서울대총장은 당시 전문가로 TV에 나와 금강산댐 물바다 발언과 함께 대응댐 건설을 주장했다.

조은성 기자 missing@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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