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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 사전 두고 ‘너희들은 전라도놈들’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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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서프라이즈 유성호 기자


 


“단지 그 기준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로 고민했지, 누가 포함되고 누가 빠지느냐로 고민하지는 않았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 사무총장이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및 친박정희 단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말이다. 조 사무총장은 12일 오후 2시 연구소에서 기자와 만나 보수 언론과 일부 보수 단체들의 ‘친일 청산 물타기’에 대해 반박했다.

지난 달 29일 ‘친일인명사전(이하 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1차 명단 발표’ 이후, 끊임없는 보수 언론의 의혹 제기와 본질 가리기, 그리고 박정희 지지모임의 연구소 앞 시위 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게 연구소 측의 판단이다.

조 사무총장은 “명단 발표 이후 취재 요청을 해온 보수 언론은 하나도 없었”고 “전화 문의 정도가 있었는데, 그것조차도 어떻게 왜곡할 수 있을까 하는 의도의 유도성 질문이 전부였다”며 “그들은 지속적으로 왜곡을 일삼아 왔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뭘 하자고 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또 조 사무총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명사전 포함에 관련하여 “최근 의견 광고에 ‘일개 젊은 위관(박정희)이 무얼 했겠느냐’라고 했는데, 이것은 맞지 않는 얘기”라면서 “그 당시에 헌병이나 순사는 통치기구에서 말단이지만 조선민중들을 벌벌 떨게 한 존재”였으며 “그렇다면 그 위에 있는 장교들은 어떠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명단 발표 이후 이어지는 친일 인사들 후손들의 자발적인 참회에 대해서 “지금까지 반성한다는 취지의 편지는 40여 통이 넘는다”는 조 사무총장은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후원이 올해의 인명사전 발표의 직접적인 원동력이었다”며 정치권의 몰이해로 인해 전액 삭감되었던 예산의 규모를 뛰어넘는 금액을 모아준 네티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보수 언론, 우리가 한 번이라도 민족주의를 실현해본 적이 있는가”
















 



 


 


 


▲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유성호 기자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 친일인명사전 명단 발표 이후에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언론에서 ‘친일 청산 물 타기’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최근 조선일보는 김용준 교수가 <철학과 현실>에 기고한 글을 인용하면서 “나를 황국신민에서 한국 사람으로 만들어 낸 장본인”이라는 이광수에 대한 부분과, “내가 고대를 선택한 것은 유영모 선생의 인촌 칭찬이며 고대 교수였음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는 김성수 관련 부분을 부각시켰는데요.

“고대가 김성수 개인의 것도 아니고, 원래 민족대학으로 설립된 곳입니다. 그것을 굳이 김성수와 연결을 시키겠다면 할 수 없는 거지만, 개인 인연에 많이 의지하는 내용이라서 연구소의 공식 입장으로 언급하기는 좀 애매합니다. 그리고 춘원에 대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춘원에게 너무 감동받은 것 같아요. 다 알다시피 춘원은 해방 직후 반민특위에 연행된 대표적인 친일파입니다.

만약 김용준 교수 말 대로 ‘춘원에 의해 황국신민에서 한국인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 반대편에는 수만 수십만의 조선 청년들이 춘원의 글을 읽고 전장으로 달려갔을 것입니다. 큰 면을 보지 못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인연으로 전체를 일관화 시킬 수는 없다고 봅니다.”


– 동아일보 역시 최정호 교수의 컬럼에서 “‘반동’을 가리듯 ‘친일’ 가려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친일청산이나 과거사 청산 얘기가 나오기만 하면, 따라붙는 말이 ‘빨갱이’입니다. 그 내용들이 지금 거의 전부 되풀이 되고 있어요. 일제시대에 친일했던 논리나 해방 후에 친일 청산 반대논리나 동일합니다. 예를 들어 ‘나도 창씨개명을 했으니까 친일파 아니냐’하는 식으로 전 민족을 친일파로 몰아가는 것이나, 해방 직후에 친일파가 가장 많이 사용했던 것이 바로 ‘색깔론’입니다.

‘반공하는 것이 애국인데, 지금 옛날 얘기를 끄집어내서 건국의 인재들을 죽이려 한다’는 게 해방 직후에 쓰이던 일종의 ‘인재론’인데요, ‘반공자유국가를 건설해야 하는데 그 반공투사들을 몰아내려 한다’는 식으로 되풀이 되는 것이죠.”


– 동아일보는 또 서울대 박효종 교수의 시론을 통해 ‘친일청산이 민족주의에 눈을 감았다’고 주장했는데요.

“먼저 우리가 한 번이라도 민족주의를 실현해본 적이 있는가를 묻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가) 진정한 민족주의를 한 번이라도 실현해 본 나라에서 나온 이야기라면 긍정할 수 있으나, 우리는 그런 경험이 없습니다. 문화계 전반에 걸쳐서 역사를 바로잡겠다고 하는 것에 딴지를 거는 것은 어폐가 있는 말입니다.”

– 중앙일보도 안병직 교수 컬럼을 통해 “과거사 청산 – 세계 사례의 교훈, 이분법적인 접근은 반목만 남아 = 사법적 청산만이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친일 명단 발표’라는 현상만 보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명단 발표가 있기까지의 방대한 조사와 연구, 그리고 앞으로 해나가야 될 조사작업이라든가 일원화 작업이라든가 하는 것을 간과한 것이지요.

친일인명사전이 출판되는 것 자체가 친일 연구의 시발점입니다. 거기서부터 기본적인 토대를 놓고 연구를 심화시키고 확대시키는 것이 학계의 임무인데, 그러면 이런 작업조차 하지 않고, 연구를 할 수 있습니까. 일정 정도 전모를 드러내놓고 연구와 논쟁이 전개되어야 한합니다.”


“신기남 김희선 의원 부친은 2차 심의 대상이며, 박정희는 기준에 부합”

– 명단 발표 이후에 신기남 김희선 의원의 부친은 빼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넣었다는 반발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기남 김희선 의원의 부친의 경우에는,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의 근본을 흔들만큼 중요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 둘은 한 번도 고려해본 적이 없고, 심지어 박정희조차도 고려된 바가 없습니다. 단지 그 기준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로 고민했지, 누가 포함되고 누가 빠지느냐로 고민하지는 않았습니다.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니고, 신기남 김희선 의원의 부친은 2차 심의 대상이라고 이미 밝혔습니다. 그리고 헌병의 경우, 다른 부문과 다르게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요. 또 만주국 경찰 자료는 중국 측에서 기밀자료로 분류하고 있어서, 민간연구소의 입장에서는 접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2차 심의 과정에서 기준에 충족된다면 당연히 신기남, 김희선 의원의 부친도 포함시킬 것입니다.

또 편찬위원 내부에서도 실제로 위원들과 연고관계가 있는 사람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요. 편찬위원들의 스승도 있고, 부친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누구는 넣고 누구는 안넣고 했다는 건 어불성설이죠.

특히 박정희를 의식해서 소위 혹은 위관급 장교로 기준을 잡은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 일본군 헌병대나 특수부대(간도특설대)에서의 위관급의 위상과 역할 그런 것들에 중점을 두고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했지, 박정희가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박정희가 한국사에 중요한 여러 가지 영향을 남긴 인물이라 하더라도 역사 연구의 기준을 잡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지요.

또 박정희가 일본군 장교가 되기 위해 자원을 했다는 것은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해방 직후의 행적도 상당히 문제가 됩니다. 박정희 정권 때의 인적 구조 등을 보게 되면, 만주군맥과 친일군맥 등 5 ·16 주체가 바로 간도특설대 출신의 장군들이에요. 간도특설대는 지금도 만주의 우리 동포들이 그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떠는 야만적인 독립군 토벌부대입니다. 특히 박정희 정권 하의 출세가도를 달린 만주군맥 출신들의 장군들을 보면 왜 우리가 위관급을 기준으로 했는지의 이유가 보일 것입니다.”


– 방응모와 김성수가 언론이 아닌 전쟁협력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 분들은 죄과가 많아서 여러 군데에 다 포함됩니다. 분류만 그렇게 했을 따름이지,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있어요. 다시 말해서 ‘팔방미인’ 격으로 친일을 한 인물들입니다.

특히 김성수는 수위를 다툴 만큼 최고의 친일파예요. 그는 물질적인 것보다도 강연이라든가 언론 교육을 통한 전쟁협력을 했는데, 무기를 헌납하는 것 외에도 지식인이나 문화예술인들의 강연이나 글이 훨씬 영향력이 크다고 본 것이죠.”


– 문화예술인들의 경우 이번 명단이 좀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각 분야에 전문위원들이 내정이 되서 종교 교육 문화예술 쪽은 전문 분과위에서 치밀한 작업을 했어요. 다만 문학 부문은 재작년 문학인 선언으로 갈음했구요. 따라서 2차 심의에 현재 논란 중인 인물들이 포함될 것입니다.”

– 예를 들어 이효석이 제외됐다는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효석은 총독부에서 근무했고 친일 성향이 농후한 글도 있지만, 글의 반복성이라는 기준에 미흡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효석은 경계선에서 왔다 갔다 했던 인물이에요. 그 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지만 심의 결과, 1차 발표에는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습니다.”

– 그렇다면 2차 발표 때 첨가와 삭제가 있을 수도 있겠군요.

“그렇죠. 가령 친일을 했지만 이후에 독립운동에 참가했다는 증거가 명백한 경우는 재고 대상입니다. 법조계 쪽에 꽤 있을 것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판검사를 짧게 하고 독립운동가들이라든가 농민운동가 등을 변론한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지 않느냐는 게 연구소의 생각입니다.”

박정희 지지자들, “너희들 다 전라도놈들 아니냐”고 협박

– 최근 친일인사 후손들이 연구소에 참회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아는데, 그 숫자가 얼마나 됩니까.

“지금까지 반성한다는 취지로 친일 인사들의 후손들이 연구소로 보낸 편지는 40여 통이 넘습니다. 다만 이름 공개를 원하지 않는 분들의 편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주로 반성의 계기로 삼고 싶다는 내용입니다.”

– 친일 명단 발표와 관련된 협박이나 항의는 없습니까?

“많지요. 그 분들이 주로 하는 말이라는 게 ‘박정희는 애국자인데, 어떻게 넣을 수 있느냐’, ‘너희 같은 놈들은 북한으로 가라’, ‘너희들 다 전라도놈들 아니냐’, ‘너희들은 배를 안곯아봐서 그렇다’ 등등인데 논리적인 것은 하나도 없고 그냥 감정 섞인 욕설이 주입니다.”
















 



 


 


 


▲ 지난 9일 오후 민족문제연구소 앞에서 시위 중인 ‘박정희 바로 알리기 자발적 국민모임’ ⓒ 2005 컬쳐뉴스 


 


 




– 약간 다른 주제이긴 한데요. 대학에서 강의를 하시는데, 요즘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요즘 대학생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은 분명해요. 80년대 중반부터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그때의 학생들과 지금의 학생들의 시각은 분명 다릅니다. 하지만 그다지 염려하지 않아요.

지금 학생들이 보수화됐다는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지만, 흔히 우리가 얘기하는 ‘보수’와 소위 한국사회 속에서 전개되는 보수 혹은 진보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이거든요. 요즘 학생들이 개인적인 생활을 중시하고 실용적이라 하더라고 그것이 정치적으로 획일적인 방식으로 보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수구세력들은 그들이 자신들의 편을 들어줄 것을 기대할지 모르지만, 그 보수는 과거에서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나타난 보수라는 개념과는 차이가 있는 보수입니다. 이미 민주주의 교육의 혜택을 받았고, 현실 속에서 그것을 자양분으로 삼고 있는 세대가 다시 수구적인 논리에 수긍한다고는 보지 않아요. 설사 그들이 보수화 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각도일 테지요. 앞으로 연구를 좀 해봐야 합니다.”


– 다시 친일문제로 돌아가서 ‘친일’이라는 말이 해방 이후 널리 쓰이고 있는데 그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우선 ‘친일’이라는 말 자체는 역사성을 가진 말입니다. 선조들이 이미 사용했으니까요. ‘친일’은 민족을 배신한 자들에 대한 포괄적인 용어입니다.

그렇다면 친로파 친미파처럼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려는 사람들은 다 친일파냐고 하는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용어 자체에 이미 우리 근현대사의 역사성이 녹아 있어요. 우리 민족이 ‘친일파’라는 용어를 어떻게 해석했는가 하는 지점에 그 말의 역사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친일파’라는 용어를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학계에서는 친일이라는 용어를 두고 개념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친일에는 크게 ‘반민족행위자’와 ‘부일협력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일협력자는 다시 ‘정치 사회 도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과 ‘도의적 책임만 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중 반민족행위자는 매국적 조약 체결 등에 앞장 선 사람 등이 있을 수 있고, 부일협력자는 일제의 식민통치 및 침략전쟁에 협력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하급관료들과 관변단체의 하부 구성원들은 부일협력자의 하부 그룹이지요. 이번 친일인명사전에는 반민족행위자 다시 말해, 민족반역자와 정치 사회 도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부일협력자 군의 상층부가 포함됐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면장, 면서기나 순사, 경방단장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그들이 악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 상부구조가 더 문제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군수나 장교들은 통치구조의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또 최근 모 보수 일간지의 의견 광고에 ‘일개 젊은 위관(박정희)이 무얼 했겠느냐’라고 했는데, 이것은 맞지 않는 얘기입니다. 그 당시에 헌병대나 순사는 통치기구에서 말단이지만 조선민중들을 벌벌 떨게 한 존재였어요. 위관은 그렇게 간단한 지위가 아닙니다. 자발적으로 침략전쟁에 복무한 사람들을 자꾸 친일이 아니라고 할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을 인정하고 그 다음에 다른 것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 사람들은 ‘박정희가 독립군과 교전했다는 기록이 어디 있냐’고 하는데, 그 부대는 독립군과의 교전 지역에 가면 독립군과 전투를 벌이는 부대에요. 그런 근본적인 것은 보지 않고 교전 여부만을 따진다고 면책이 되겠습니까.”


“조중동, 사실부터 인정하고 나서 왜곡하려면 하라”

–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 언론의 취재 요청은 있었습니까?

“공식적인 요청은 없었습니다. 또 그 매체들은 지속적으로 왜곡을 일삼아 왔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뭘 하자고 할 계획도 없습니다. 조중동에서 온 것은 전화 문의 정도가 전부였는데, 그것조차도 어떻게 이것을 왜곡할 수 있을까 하는 의도의 유도성 질문이 전부였습니다.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왜곡하는 것에만 급급한 그들을 보면서 한 편으로는 ‘안됐다’는 마음이 듭니다.”

–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친일인명사전도 중요하지만, 독립운동인명사전 역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연구소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좋은 지적입니다. 독립운동 부분은 일단 보훈처에서 작업하는 것들이 있고, 독립기념관의 독립운동연구소에서 나온 ‘독립기념사사전’도 있어요. 하지만, 학술적인 위주로 만들어져서 홍보가 덜 되어 있고, 일반인들에게는 접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네티즌들의 말은 한 마디로 ‘친일파는 3천 90명이나 되는데,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되냐’는 것인데요.

“그래서 우리 보훈 사업이라는 게 상당히 미흡하다는 겁니다. 우리가 일제에서 해방될 때 감옥에서 나온 정치범 즉, 독립투사들이 수만 명인데 그분들이 지금 다 어디가 있습니까? 국가유공자로 되어 있는 분들의 숫자는 이 분들의 숫자에 크게 못미칩니다. 우리가 독립운동가를 제대로 발굴하고 대우하는데 대단히 소홀히 한 것은 우리가 독립군을 장식의 대상으로 생각했지, 그 분들을 이 사회의 표상으로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냥 방치해 놓은 것이 이유입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보세요.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그 분들이 문서보관서 등을 뒤져서 자료를 찾아내서 유공자 신청을 하는 상황이에요. 네티즌들의 반응은 매우 상식적이고 타당한 지적입니다. 전면적인 재조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독립운동가를 심사하는 자리에 가짜 독립운동가들이 들어가 있었던 것이 바로 우리 현대사의 비극입니다.”


“간도특설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

– 이후의 연구소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일단 2007년까지 사전 편찬 작업을 하는 것과 동시에 ‘식민통치기구 사전’을 준비 중입니다. 총독부 이하 식민통치에 동원된 모든 기구들을 사전화 하는 것인데, 그와 병행해서 친일인명사전을 대중화하는 단계로 ‘친일파 열전’을 구상 중입니다.

그리고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우리 연구소는 친일파 개인에 대해서는 별다른 연구 계획이 없었어요. 그런데 박정희 지지 단체들이나 조중동 같은 보수 언론에서 자꾸 박정희를 거론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간도특설대’를 집중적으로 파헤쳐볼 예정입니다.

대표적인 친일파 옹호론 중의 하나가 ‘상황론’인데, 심지어는 상황론이 발전하면 ‘학교를 구하기 위해서 혹은 단체나 종교를 구하기 위해서 대신 친일을 했다’는 ‘희생론’으로 발전합니다. 이런 것이 상당히 먹혀들어가고 있고요. 거기 대해서 적실하게 구체적인 사실을 가지고 반박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제) 한 시대의 다른 삶’이 그것인데요, 같은 시대에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장준하 선생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지요.”


– 마지막으로 네티즌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시죠.

“실제로 예산문제를 가지고 많은 왜곡을 시키는 사람들이 있는데, 민족문제연구소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어서 재정적으로 열악한 것은 설명을 안드려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자료라든지 인력이라든지 하는 부분에 한계가 많았어요.

우리가 독립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네티즌들이 벌인 국민모금운동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올해 명단 발표가 있게 한 결정적인 계기입니다. 이는 국민 다수가 친일청산을 지지한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정부가 돈을 댔다’느니, ‘국책사업’이라느니 하는 왜곡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저희들은 앞으로도 방해도 있고 위협도 있지만, 네티즌들이 성금을 모아주신 것에 대해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좋은 결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데일리서프라이즈, 05.09.13>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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