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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특별전엔 침묵, 일본해는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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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강 기자 sugang@mediatoday.co.kr


 



독립기념관에 전시 중인 지도에 ‘일본해’ 표기가 있다고 문제삼은 일부 언론의 비판 보도에 대해 해당 전시의 주관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는 3일 “전시 주관단체로서 관리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언론의 비뚤어진 보도로 연구소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민족문제연구소가 구체적으로 적시한 보도는 SBS와 중앙일보의 기사. SBS는 2일 오후 8시뉴스에서 <독립기념관, ‘일본해’ 지도 전시했다 철거>를, 중앙일보는 3일자 지면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 세계지도 독립기념관에 전시해 물의>를 보도했다.


SBS는 보도에서 “다른 나라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돼 있어도 가슴을 칠 일인데 우리나라, 그것도 독립기념관에 걸린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라고 버젓이 적혀 있다”(앵커 멘트)며 “독립기념관 측은 일본의 시민단체가 제공한 자료를 그대로 쓰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또 문제가 된 ‘일본해’ 부분을 종이로 가려놨는데 관람객들이 떼버렸다며 오히려 책임을 관람객들한테 돌렸다”고 전했다. 


 













 



 


 


▲ SBS 11월2일 오후8시 뉴스


 


또 중앙일보는 “독립기념관이 동해를 영문 ‘일본해’(Sea of Japan)를 표기한 세계지도를 전시하다 1일 관람객과 네티즌에게 발견돼 거센 항의를 받자 2일 이를 철거했다”면서 독립기념관 홍보팀장이 “중국 남단 하이난섬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외국 지도를 사용…수정용 스티커(시트지)를 붙여서 ‘일본해’라는 표기를 가렸는데 무슨 이유인지 두 번씩이나 떨어졌다”고 해명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 중앙일보 11월3일자 기사


 


이에 민족문제연구소는 3일 <‘해남도 특별전’ 관련보도에 대한 해명>을 내어 경위를 해명하고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판했다. 














 



 


 


▲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지난 10월 초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개최한 [식민지조선과 전쟁미술] 전시회 모습. ⓒ이창길 기자


 


민족문제연구소는 “연구소가 주관하고 있는 ‘식민지 조선과 전쟁미술’ 전의 부속 특별전시회인 ‘해남도에서 일본은 무슨 일을 했나’에 사용된 동아시아 지도를 두고 일부 언론이 비뚤어진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어 연구소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특히 SBS는 주최측의 해명을 변명으로 비하하면서 비난에 가까운 보도태도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일본해’ 표기 지도와 관련해 “이번 ‘해남도 특별전’은 강제동원 등 일제의 죄상을 반성하고 보상을 촉구하는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양심적 시민단체들이 제작한 것”이라며 “연구소는 전시 유치 과정에서 일본해 표기가 있음을 미리 발견하고 시트지를 붙여 이를 가렸으나 원인불명의 이유로 거듭 제거되고 문제가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과정이야 어떻든 연구소는 주관단체로서 관리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어 “SBS를 비롯한 일부언론은 ‘식민지조선과 전쟁미술’전은 물론 ‘해남도 특별전’에 대해서도 서울 전시 때부터 일체 보도하지 않는 등 다른 언론들과 대비되는 태도를 보여왔다”며 “최초 공개되는 친일미술 관련 내용이나 해남도에서 벌어진 일제의 끔찍스런 만행에 대해서는 그 기사 가치를 무시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SBS 등이 전시의 본질은 외면한 채 옥의 티를 찾아내 듯 이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은 무슨 의도인가 ”라고 비판했다.


한편 SBS와 중앙일보 등 보도 이후에 연합뉴스는 <독립기념관 전시회서 ‘일본해’ 등장 빈축>(3일) 기사를 송고했고, 동아일보는 4일자에 <독립기념관, 동해가 일본해?>를 실어 전시회 주최측을 비판했다.


다음은 민족문제연구소의 해명 전문이다.


‘해남도 특별전’ 관련 보도에 대한 해명
– SBS(11.2) 중앙일보(11.3) 보도 내용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가 주관하고 있는 ‘식민지 조선과 전쟁미술’전의 부속 특별전시회인 ‘해남도에서 일본은 무슨 일을 했나’에 사용된 동아시아 지도를 두고 일부 언론이 비뚤어진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연구소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미술전은 10월초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진행된 서울 전시를 마치고 전국순회에 들어가 10월 15일부터 독립기념관 임시정부관에서 전시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SBS(11월 2일 8시뉴스)와 중앙일보(11월 3일 조간) 등은 전시된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문제삼아 비판기사를 내보냈다. 특히 SBS는 주최측의 해명을 변명으로 비하하면서 비난에 가까운 보도태도로 일관했다.


따라서 전시회를 기획주관한 연구소로서는 책임있는 답변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먼저 이번 ‘해남도 특별전’은 강제동원 등 일제의 죄상을 반성하고 보상을 촉구하는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양심적 시민단체들이 제작한 것임을 밝혀둔다. 해남도 특별전은 일제가 패망할 때 해남도(중국 하이난도)에서 자행한 조선인 학살사건의 참상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본래 일본에서 전시한 후 한국 전시가 계획되고 있었으나 극우단체들의 협박에 가까운 압력으로 일본 전시가 무산되고 부득이 국내에서 먼저 개최하게 되었다.


연구소는 전시 유치 과정에서 일본해 표기가 있음을 미리 발견하고 시트지를 붙여 이를 가렸으나 원인불명의 이유로 거듭 제거되고 문제가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과정이야 어떻든 연구소는 주관단체로서 관리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그러나 SBS의 보도 태도에 대해서는 반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취재기자에게는 독립기념관 측이 일련의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였으며 여기에는 추호의 거짓도 없었음을 명백히 하고자 한다.


SBS를 비롯한 일부언론은 ‘식민지조선과 전쟁미술’전은 물론 ‘해남도 특별전’에 대해서도 서울 전시 때부터 일체 보도하지 않는 등 다른 언론들과 대비되는 태도를 보여왔다. 최초 공개되는 친일미술 관련 내용이나 해남도에서 벌어진 일제의 끔찍스런 만행에 대해서는 그 기사 가치를 무시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SBS 등이 전시의 본질은 외면한 채 옥의 티를 찾아내듯 이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은 무슨 의도인가. 그들의 눈에 일제 강점기의 비극적 사실들은 보이지 않는가. 외눈박이 역사인식이 안타까울 뿐이다.


혹여 이러한 보도가 연구소와 역사정의 실현 운동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면 즉각 중지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 
 



민족문제연구소
2004. 11. 3


 


입력 : 2004년 11월 04일 15:17:09 / 수정 : 2004년 11월 04일 21:04:30


http://www.mediatoday.co.kr/news/read.php?idxno=31999&rsec=MAIN§ion=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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