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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안내]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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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465회)
































방영일 : 2008-03-08

○ 제 목 : 일본처녀 아키코의 진실찾기 – 야스쿠니에 맞선 일본인(가제)
○ 방송일시 : 2008년 3월 8일 (토) 밤 10시 55분
○ 연 출 : 강 범 석 / 작 가 : 박 진 아

** 야스쿠니합사 취소소송은 누구의 돈과 땀으로 이루어졌나?

일본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신사에는 2만 1천여 우리 조상들의 혼백이 모셔져 있다. 한국의 가족들에게는 그 생사여부도 알려주지 않고 일본의 전쟁영웅인 야스쿠니의 신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 후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유족들이 합사를 철회해 달라며 피눈물로 호소했지만, 이에 대해 야스쿠니측은 이미 야스쿠니의 신이 됐기 때문에 취하해 줄 수 없다는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결국 유족들은 2001년 일본정부를 상대로 합사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그 후 2006년 5월까지 긴 싸움이 이어지며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장 5년에 걸쳐 이어진 기나긴 소송의 비용을 댄 사람이 누구였는지 아는 사람은 정작 많지 않다. 또한 한국의 유족 단체들이 어려운 지경에 빠질 때마다 “조금만 더 힘내자”며 힘차게 손을 건넸던 사람들이 누구였는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우리가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망언에 분노하고, 그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분노하고, 축구 한-일전을 보며 흥분할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국인 재판 지원을 위해 회의를 하고, 변호사를 수배하고, 한국인 피해자들의 일본 초청 비용을 모으기 위해 적잖은 돈을 마련해온 사람들. 그들은 다름 아닌 양심적인 일본인들이었다.


** 스물넷 이나리 아끼꼬, 야스쿠니에 맞서다

올해 24살의 이나리 아끼꼬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회초년생이다. 그녀는 오래전부터 밴드생활을 해올 만큼 음악을 좋아하고, 남자친구 자랑하기를 좋아하는 보통의 일본젊은이지만, 일주일에 한번은 꼭 시간을 내서 위안부할머니들의 실상을 일본 시민들에게 알리는 거리홍보활동을 한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우익들이 주장하는 논리를 믿었었다는 그녀는 위안부할머니들의 증언을 들은 후부터 야스쿠니를 향해 NO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일본의 침략과 수탈에 대해 잘 배우지 못해, 지금도 치열하게 근현대사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하고 있는 이나리씨는 벌써 3년째 거리에서 전단을 돌리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고베시청의 공무원인 후루카와씨는 한국의 유족들이 진행중인 야스쿠니 합사 취소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재판의 진행상황을 준비하고 재판비용을 마련하며 소식지를 만들어 홍보하는 활동을 몇 년째 해오고 있는 그는 취재진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써서 보여주었다. “前事不忘 後事之師(옛일을 잊지 않고 뒷일의 스승으로 삼는다)” 가해국출신의 양심적인 목소리들. 하지만 그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진실을 알리기 위해 한걸음씩 나아갈수록 그들의 활동에 적대감을 드러내는 우익의 공격수위는 날로 높아져 간다.


** 일본 우익들의 난동과 협박 속에서도 진실을 말한다.

지난 1월 26일 일본 우익세력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관을 습격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도쿄에 있는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 자료관(WAM)’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사료를 전시 중이었는데, 일본 우익이 기습적으로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외치면서 진입을 시도하며 난동을 부린 것이다. 일본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WAM관계자들은 위협에 시달려야 했고, 현재 유튜브 사이트에는 이번 소동을 피운 우익단체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 ‘위안부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올라와 있다.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의 역사인식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일본의 양심적 인사 및 활동가를 향한 일본 우익들의 분노표출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고이즈미 총리가 2006년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자, 그동안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에 항의해온 가토 고이치 전 자민당 간사장의 자택에 일본 우익이 방화를 저지르고 할복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일본 우익들은 이미 야스쿠니신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도 버릴 수 있다는 최면에 빠져있는 것이다.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결의안이 잇따라 채택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우익들이 일본 내의 양심세력들에 대한 테러가 더욱 과격해지는 추세이고, 이번 WAM 우익습격사건도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 일시적인 분노와 무관심을 넘어서자!

매주 수요일 한국에 있는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시위가 있다. 16년째 이어져오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는 오는 2월 13일에 800회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번 800회를 맞이해서는 일본의 도쿄시내 한복판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일본의 침략역사에 대한 사죄와 일본군 위안부문제의 해결, 일본의 평화헌법을 지켜내려는 이들이 연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일본 내의 차가운 시선을 이겨내면서 과거의 역사에 대해 잊지 않으려 끊임없이 공부하고, 우익의 위협 속에서도 조국의 잘못에 대해 용기 있게 지적하고, 또한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이들. 그들과 비교해서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일본 우익들의 역사 왜곡과 우경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일본 내에서 신념을 가지고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통해, 한-일 역사문제에 대해 ‘민족주의’라는 이름으로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한국과 일본 모두가 역사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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