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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신문] 2018년, 부천의 일제 잔재 청산이 시작되다 – 친일 문인 작품의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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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의 설립과 활동 4

친일반민족행위자(줄여서 ‘친일파’)를 기억해야만 하는 이유

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항복에 의해 해방을 맞이하였으나 미국과 소련으로 대변되는 강대국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일파들은 미군정에 의해 다시 등용되었으며, 해외에서 오랜 세월 독립운동을 했던 임시정부 대표 김구, 건국준비위원회를 조직한 여운형, 조선공산당의 박헌영 등에 비해 국내 정치적 기반이 약했던 이승만은 친일파와 손을 잡았습니다. 해방 후 친일파를 처벌하자던 사회적 열기는 뜨거웠으나 상황은 정반대로 돌아갔습니다. 이러한 결과 청산되었어야 할 친일파들은 우리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며 기득권층이 되었으며, 반성과 자숙을 해야 할 친일파들은 오히려 권력을 통해 독립운동가분들을 탄압하고 억압하는 등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발생하였습니다.

도덕적 불감증에 걸린 친일파들은 권력과 힘이 정의라고 호도하며 친일한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 항변하며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는 풍조까지 만연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 이익과 권력을 위해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은 친일파들은 우리 사회의 상식과 정의를 철저하게 파괴하였으며 이로 인해 우리의 민족정기와 가치는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래로 그리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상동 ‘시와 꽃이 있는 거리’의 친일 문인 작품을 철거하다

우리 부천에서는 2018년 상동의 ‘시와 꽃이 있는 거리’에 설치된 친일 문인 3인의 4개 작품에 의해 청산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와 「동천」, 주요한의 「샘물이 혼자서」, 노천명의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가 그것입니다. 세 사람은 모두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어 있는 대표적인 친일 문학인입니다. ‘시와 꽃이 있는 거리’는 상동 주민자치위원회에 의해 2008년부터 부천시 문화사업과 연계해 조성되었는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꽃과 더불어 30여 명 문인들의 시(詩)를 비(碑)로 만들어졌습니다. 상도초, 중과 사랑마을 사이에 있고 인근에 석천공원이 있어 부천시민분들이 많이 찾는 거리입니다.

세 사람 중 서정주의 친일 행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정주는 일제 강점기 <다츠시로 시즈오(達城靜雄)>로 일본식 이름으로 바꾸어 「일장기 앞에서」, 「헌시(반도학도 특별지원병 제군에게)」, 「마쓰이 오장 송가」 등 우리 조선 청년들을 일본의 전쟁터로 내몰았으며 강제징병을 선동하는 시를 지어 일제에 부역하였습니다. 또한 해방 이후 친일을 회개하기는커녕 군사 반란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에게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 56회 탄신일에 드리는 송시」를 지어 예찬까지 하였습니다. 사회의 지식인이자 상식과 정의를 추구해야 할 문학인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행위들을 일생동안 꾸준히 해 온 것입니다.

부천지부는 부천시에 친일 문인 작품 옆에 안내판을 세우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부천시는 안내판 대신 나무로 만들어진 시비는 철거하고 돌로 만들어진 시비는 교체하였으며 이러한 결과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시와 꽃이 있는 거리’는 부천시에서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에 의해 일제 잔재가 청산되는 최초의 사례이며, 부천시 차원에서 『친일인명사전』을 행정에 이용한 공식 사례입니다.

문인과 작품은 별개다??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개인적 능력과 친일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친일(親日)은 친일이고, 문학적 재능은 재능이라고 분리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생각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우리나라에는 상식과 정의가 존재하지 않아야 합니다. 옳고 그름은 사라지고 이익과 손해의 관점만 남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예부터 수준 높은 사상과 의식을 공유하였으며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많은 사람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했습니다. 의병과 독립운동가분들이 그러한 분들이며 일반 대중들도 이러한 분들을 지지하고 따랐습니다. 친일파가 한 매국 행위, 부일 행위 또는 친일 행위에 대해 단죄가 필요하다고 공감하고 적극 지지하였습니다. 우리 사회의 극히 일부인 돌연변이 친일파만 이익을 위해 정의와 상식을 져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친일파의 생각과 의식은 글과 행위 또는 직책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친일파와 친일파가 한 행위는 절대 분리될 수 없는 사안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고위공직자를 바라보는 법적·도덕적 기준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청문회에서 법적 문제 대신 도덕적 결점으로 낙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정을 책임지고 시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법적·도덕적 기준의 엄격함을 시민들이 다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물며 이러할진대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노력한 친일파에 대해 재능과 인물을 분리한다면 이 사회는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없는 것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듯이 친일파들은 죽어서 씻을 수 없는 이름을 남겼고 그 흔적과 잔재들은 다시 후손들에게 나라에 위기가 찾아올 때 배신하지 말라고 반면교사로 삼는 일제 잔재 청산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친일파와 그와 관련된 일제 잔재는 함께 기억되어야 합니다.

글 | 박종선(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장)

<2022-04-29> 콩나물신문

☞기사원문: 2018년, 부천의 일제 잔재 청산이 시작되다 – 친일 문인 작품의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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