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활동

[인천인] 인천지역 사민사회단체, 인천 자유공원에서 ‘한성임시정부 103주년 기념식’ 개최

1124
▲ 인천 자유공원에서 개최된 한성임시정부 103주년 기념식에서 검은 두루마기 한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한 13도 대표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지부장·김재용)를 비롯한 인천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일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 광장에서 한성임시정부 103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103년 전인 1919년 4월 2일, 자유공원(옛 만국공원)에 모여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논의했던 ‘13도 대표자 회의’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시민단체 대표와 회원, 자유공원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주최 측에서 나눠준 태극기를 흔들며 일제 식민 지배를 뚫고 조국의 광복을 위해 온몸을 불살랐던 선열들의 고귀한 뜻을 되새겼다.

이성재 인천자주평화연대 상임대표는 기념식 취지에 대한 설명을 통해 “103년 전 13도 대표자들은 만국공원에 모여 국민대회에 필요한 취지서와 선포문, 약법 등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4월 23일 서울에서 한성임시정부를 선포했다”고 말했다.

▲ 이성재 인천자주평화연대 상임대표가 기념식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결성된 한성임시정부는 그해 9월 통합한 상해임시정부에 그 법통이 녹아있다”며 “이런 역사적 의미를 가진 한성임시정부가 인천에서 첫 깃발을 올렸는데 우리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상임대표는 “오늘을 기점으로 한성임시정부의 의미를 인천지역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내고 상해임시정부 8대 국무령과 임시의정원 의장을 역임한 만오 홍진 선생을 인천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로 알려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민우 민족문제연구소 전국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1부 순서에서는 국민대회 취지서와 약법, 한성임시정부 선포문이 낭독됐다. 시민단체 대표 13명은 13도 대표자 회의에 참석한 각 지역 대표자와 종교계 대표들을 상징하는 검은색 한복 두루마기를 갖춰 입고 103년 전 대표자 회의 상황을 재현했다.

▲ 원학운 인천시민의힘 상임대표가 ‘인천시와 인천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있다.

이어 원학운 인천시민의힘 상임대표가 낭독한 ‘인천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자유공원 명칭을 원래 이름인 만국공원으로 개칭 △만오 홍진 선생 추모 기념사업 추진을 제안했다.

원 상임대표는 “자유공원은 우리 독립운동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만든 역사적인 장소인데도, 맥아더 동상과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이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서 있고 공원 이름도 자유공원으로 바꿔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나 전쟁을 상징하고 남의 나라 장군을 떠받들고 모시는 모습을 인천을 대표하는 자유공원의 상징으로 방치할 것이냐”며 “자유공원을 독립과 만국평화의 의미를 담고, 애초의 이름도 되찾는 의미에서 ‘만국평화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만오 홍진 선생은 상해임시정부 8대 국무령이었을 뿐 아니라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을 수차례나 역임했고, 지금도 (선생의) 묘비가 인천시립박물관에 모셔져 있는 인천의 대표적 독립운동가”라며 “선생의 기념사업회를 인천에서 준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 김은정 노동희망발전소 집행위원이 2부 공연순서에서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있다.

2부 순서에서는 지창영 시인의 기념시 낭독, 김은정 노동희망발전소 집행위원의 오카리나 연주, 일제 강점기 때 스코트랜드 민요에 곡을 붙여 애국가로 불렸던 올드랭사인 합창(5·3 합장단원)이 이어졌다.

기념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한성임시정부 13도 대표자회의 103주년 기념식’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자유공원 내에 설치된 13도 대표자회의 집결지 표지석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 헌수비 구간을 행진했다.

이 행사는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인천자주평화연대, 5·3합창단, 국민TV인천협의회, 노동희망발전소, 노후희망유니온 인천본부,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생명평화포럼, 인천시민의힘, 인천역사교사모임,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 인천시지부, 전교조 인천지부, 한국사회문제연구 네모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 기념식 참가자들이 자유공원 내 설치된 13도 대표자회의 집결지 표지석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 헌수비 구간을 행진하고 있다.

103년 전인 1919년 4월 2일 인천 자유공원에서 열린 13도 대표자회의는 일제의 폭압에 항거해 조선의 독립을 외친 3.1 만세운동 직 후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일경의 엄혹한 검문 검속 탓에 대표자 전원이 참석하지는 못했으나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국민대회 취지서와 임시정부 약법을 작성하고 임시정부 각원, 평정관, 파리강화회의에 출석할 구민 대표 명단을 논의했다.

‘국민대회 취지서’는 조선민족이 ‘정의와 인도주의를 존중하는 평화적 민족’이라는 점과 ‘완전한 조선 독립과 민족적 자주 성취를 위해 최후의 일각까지 정의와 인도로 용진할 것’임을 천명했다.

상해임시정부의 기틀이 된 약법은 민주제와 대의제를 독립 조선의 국체와 정치체제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고 세계평화의 행운을 증진케 한다”는 내용의 국시를 채택했다.

자유공원에는 현재 ‘한성임시정부 수립’ 논의를 위한 13도 대표자 회의가 이곳에서 열린 것을 기념하는 표지석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 헌수비가 건립돼 있다.

/글·사진 = 정찬흥 기자 report61@incheonilbo.com

▲ 기념식 참가자들이 자유공원 명칭 변경, 만오 홍진 선생 기념사업 추진을 촉구하며 만세를 외치고 있다.

<2022-04-04> 인천일보

☞기사원문: 인천지역 사민사회단체, 인천 자유공원에서 ‘한성임시정부 103주년 기념식’ 개최

※관련기사

☞오마이뉴스: “자유공원을 만국평화공원 고쳐 불러야”

☞인천투데이: 임정 근간 ‘한성임시정부 수립 인천 결의’ 103주년 행사

☞인천인: 103년 만에 완성된 한성임시정부 선포 – “자유공원을 만국평화공원으로”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