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랑

인권, 평화, 미래를 생각하는 역사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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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기]

인권, 평화, 미래를 생각하는 역사기행

지난 10월 14일 학예실 상근자들은 군산대의 지역사회 열린강좌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하는 독립운동활동가를 통한 통일 바라보기> 강의를 위해 함께 군산에 방문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군산역사관, 군산평화박물관, 군산미군기지 답사를 다녀왔는데요.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은 식민지역사박물관에도 자료를 기증해 주신 이치노헤 쇼코 스님이 다량의 자료를 기증해서 만들었다고 하여 가보게 되었고, 군산 평화박물관은 최근 개관하여 방문하였습니다. 아침 8시 30분에 서울에서 출발하니 거의 12시 딱 맞춰서 군산 근대문화유산거리에 도착했습니다.

1.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군산에는 ‘근대문화유산거리’가 조성되어 곳곳에 스탬프 투어를 안내하는 조형물과 스탬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은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무료로 개관한다고 합니다. 입구로 들어가 보니 2층 전시실은 원래 상설전시실인데 현재는 전시 준비 중으로 운영하지 않아 3층의 기획전시만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에서는 <매의 눈으로 조선을 보다 – 2부 근대지도전> 기획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1부 조감도전에 이어 지난 10월부터 2부 근대지도전을 시작했는데요. 저희는 감사하게도 전민재 학예연구원의 특별 해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획전은 일제 임시토지조사국의 토지조사사업을 소개한 후 일제가 어떻게 지리교육을 했는지 교과서 등을 통해 보여줍니다. 측량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행정적 성격의 전국 지도(토성약도, 특산물 분포도, 교통 전도 등)와 군산 각종 지도(지번 지도, 시가지도 등)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침략전쟁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지도들(대동아전쟁 지도, 러일전쟁 지도 등)을 소개합니다. 일제가 강제병합을 기념하여 대일본전도를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병합하자마자 조선을 일본의 영토로 함께 소개하고 있고, 지도일 뿐인데 강제병합을 축하하며 곳곳에 일본의 맥주들이 광고되어 있습니다.
저희의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수장고에도 들어가 볼 수 있었습니다. 고급스러운 모빌렉과 항온항습조절장치, 직접 주문 제작한 철제 책장에 수많은 실물 자료들이 넉넉한 공간에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수장고에는 일본의 이치노헤 쇼코 스님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수많은 자료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자료 국내 최다 보유’라는 안내판을 보고 여쭈어보니 소유하고 있는 자료가 7천 점 정도 된다고 합니다. 우리 박물관이 최다인 줄 알았는데 소장 자료 숫자를 듣고 놀라웠습니다.
우리는 전민재 학예연구원, 김부식 관장님과 명함을 나누고 우리 박물관의 리플릿과 세계유산가이드북, <민족사랑> 강제동원 특집호를 전달하였습니다. 기꺼이 시간을 내준 분들께 감사합니다.

2. 군산미군기지 평화 답사

대화를 나누다 보니 군산평화박물관 활동가 오이 님과 약속한 2시가 되어 서둘러 이동했습니다. 군산역사관과 군산평화박물관은 걸어서 5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오이님을 차에 태우고, 미군기지에 가기 전 군산에 머무르고 계신 문정현 신부님께 인사를 드리 향했습니다.
이름 모를 강아지 두 마리가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들며 우리를 맞이해주는 집은 정겨웠습니다. 문정현 신부님과 활동가 오이님, 딸기님, 그리고 우리는 소파에 앉아 내어주신 과일을 먹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매번 멀리서만 뵀는데 신부님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뵙고 대화를 나누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과연 그는 수십 년간 평화 활동가로서 맨몸으로 저항하신 역사의 산 증인이셨습니다.

군산의 미군기지와 그곳의 부대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주셨는데 몇 마디 나누지 못했지만 평화를 향한 뜨거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우리는 미군기지로 향했습니다.
처음 간 곳은 남수라 마을이었습니다. 사진에서 활동가님이 가리키고 있는 곳은 군산의 옛 상제마을로 저 멀리 미군기지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군기지 바로 옆에는 군산공항이 생겨 마을 주민들은 항공기 소음 피해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뒤쪽에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갯벌에서 간척지가 된 곳입니다. 어업을 주업으로 삼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미군은 이 간척지가 된 땅을 부지로 공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간척지가 된 곳에는 민물과 바닷물에서 자라는 동식물이 섞여 살게 되었습니다. 이 땅의 원래 주인인 사람과, 동물, 식물들은 서식지를 빼앗겼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누굴 위한 사업이며 이 땅은 누구의 땅이라 할 수 있을까요.

차를 타고 조금만 더 이동하면 미공군 군산기지라고 쓰여있는 정문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촬영은 엄격히 금한다는 내용의 경고문이 붙어있는데 예전에 주민과 활동가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CCTV를 보고 군인이나 공항공사 군산지사의 직원들이 나와 제지했다고 합니다. 내가 사는 동네를 강제로 빼앗아놓고선 뭐가 무서워서 사진도 찍지 못하게 만드는 걸까요. 대한민국의 공기업과 그 직원들은 어느 나라를 보호하고 있는 걸까요. 기지 근처에는 외국어 간판의 가게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미군이 사는 주택도 있고요. 개인적으로 용산과 제주 강정 기지를 제외하고 미군기지 근처를 와본 것이 처음이라 가보지도 않은 미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놀라웠던 것 같습니다.
기지 정문을 뒤로 한 채 차로 이동하면 오른쪽에 최근 추가로 설치한 격납고 20기가 보입니다. 미국 컨츄리 영화에서 보던 농장 같은 모습입니다. 용산기지처럼 벽이 쳐있지 않고 내부가 보이도록 개방해놓았습니다. 이런 실정인데 왜 정문은 촬영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저 멀리 탄약고가 즐비해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탄약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거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느 날 미군이 군용 트럭으로 탄약을 실어 나르는데 이를 본 마을 이장이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조치를 취하라고 항의했으나 역으로 군의 안전을 위해선 마을주민이 떠날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곧이어 군산의 하제마을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왔습니다. 미군은 군산의 상제, 중제 마을에 이어 하제마을까지 기지 부지를 넓혀가 결국 마지막 남은 하제마을의 주민들도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주민들이 논농사를 하던 땅은 미군에 공여되었는데 이후 미군은 다시 주민들에게 소작 개념으로 경작을 허가하여 주민들이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맘 놓고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일제의 토지 수탈이 백여 년이 넘은 지금 미제의 토지 수탈로 똑같이 재연되고 있었습니다. 전파기 같이 생긴 정체모를 설치물도 존재합니다. 미군은 이 철길을 따라 한 밤 중에도 불
을 훤히 밝혀놓고 군용품들(아마도 무기, 탄약들이었겠죠)을 옮겼다고 마을 주민들은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하제마을 입구에 다다르니 팽나무팽팽문화제 준비위원회 등 시민들이 붙인 현수막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제 팽나무를 지키자! 우리가 전쟁을 끝내자!’ ‘국방부는 주민들에게 빼앗은 땅을 미군에 넘기지 말라’
‘우리땅을 미군에게 줄 수 없다!!’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시키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하라!’ 하제마을은 한때 2천 명이 넘는 주민들이 조개잡이에 종사했던 곳입니다. 역시 새만금 개발과 함께 바닷길이 막혀버렸고, 바다는 죽은 바다가 되어버렸으며, 주민들은 마을을 떠났습니다. 조개껍질을 분류하는 작업장의 파란 지붕만 덩그러니 이 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모든 마을이 폐허가 됐지만 그 중에서도 2018년부터 강제이주를 거부하고 법정 투쟁을 지속하는 두 가구가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미군은 항공여단 헬기 및 무인정찰폭격기 그레이이글(Gray eagle) 부대를
창설했습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실시되는 미군 전투기 훈련으로 가축이 집단 폐사하는 피해도 입었습니다. 황량한 마을을 돌아보던 중에도 머리 위로는 군용기가 유유히 지나갑니다.
하제마을을 지키고 있는 팽나무를 찾아갔습니다. 600년이 넘은 팽나무는 꼿꼿이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곳마저 미군에 넘어가면 이제 더 이상 팽나무를 볼 수 없게 됩니다.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은 한 달에 한 번, 셋째 주 토요일마다 팽나무를 지키기 위한 ‘팽나무 팽팽 문화제’를 엽니다. 문정현 신부님이 만든 목판들이 이곳저곳에 설치되어있습니다. ‘천년하제 600년 팽나무’, ‘여기 생명이 살아있다’, ‘나를 훼손하면 천벌 받는다.’ 시민들의 노력으로 팽나무는 전라북도 기념물로 지정되었고, 군산시는 군산의 관광지로 포토존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나무를 보존한다며 나무에게 좋지 않은 자갈밭을 만들고 바위로 단을 만들었습니다. 시민들은 팽나무를 ‘생명’으로 보지만 지역을 보존해야 할 지자체는 팽나무를 그저 관광 ‘상품’으로밖에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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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원래 주인인
사람과, 동물, 식물들은
서식지를 빼앗겼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누굴 위한 사업이며
이 땅은 누구의 땅이라
할 수 있을까요.
하제 팽나무를 지키자!
우리가 전쟁을 끝내자!
국방부는 주민들에게
빼앗은 땅을
미군에 넘기지 말라
우리땅을 미군에게
줄 수 없다!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시키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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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군산평화박물관

 

군산평화박물관은 문정현 신부님을 중심으로 군산과 제주 강정에서 활동하는 평화활동가단체 ‘평화바람’에서 건립을 추진하여 2021년 7월에 개관했습니다. 평화바람과 민족문제연구소, 식민지역사박물관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의 연대단체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활동가 오이님과 딸기님 두 분이 군산평화박물관 건립을 위해 시민 박물관인 식민지역사박물관을 관람한 적이 있는데요. 어느덧 9개월이 지나 어엿한 박물관을 건립하였다니 정말 축하할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건물 외부 벽에는 ‘꽃마차’라고 불리는 차량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꽃마차는 평화바람과 함께 대추리, 용산 남일당, 제주 강정마을, 영도 한진중공업과 전국 곳곳의 농성장 등 전국을 다녔습니다. 평화가 위태로운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던 꽃마차의 마음을 군산평화박물관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입구 옆에 두었다고 합니다.

 

1 월요일과 화요일에 휴관하고 10시부터 18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점심시간인 12시에서 13시까지는 관람이 어렵습니다. 군산평화박물관도 시민단체의 활동가들이 돌아가면서 안내를 맡고 있었습니다. 문득 박물관로고의 의미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역으로 무슨 의미인지 맞춰보라며 오이님이 퀴즈를 냈습니다. ‘한글이다, 자음이다’ 등의 힌트를 듣고 나서야 어렵게 정답을 맞혔습니다. ‘평화바람’과 ‘평화박
물관’에 있는 ‘ㅍ’과 ‘ㅂ’을 붙여 한 예술 활동가가 만들어주었다고 합니다. 박물관 이름과 전시실 내 글씨체도 청소년들의 투표를 받아 정했습니다. 전시실 곳곳에 시민과 활동가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전시는 총 네 개의 구역으로 ‘군산미군기지와 군산평화운동’, ‘국내외 평화운동’, ‘하제와 팽나무’, ‘평화바람이 걸어온 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좁다면 좁을 수 있는 공간 안에서도 구획을 짜임새 있게 잘 해놓은 것 같았습니다.
1구역에서는 군산미군기지의 시작과 확장에 대해 소개합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가미카제 훈련을 했던 다치아라이 육군비행학교로 처음 지어진 이곳을 해방 후 미군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부터 미군은 기지 확장을 위한 토지 공여 요구를 하기 시작했고 한국정부(국방부)는 이를 수용하여
단계적으로 주민들을 강제이주 시켰습니다. 두 번째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지도 조형물을 통해 미군이 어떻게 토지를 확장 수탈해나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상제, 중제, 하제마을이 위치한 옥서면의 61.47%가 미군기지가 되었습니다. 이는 미군기지 중 한 행정구역 단위 당 기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합니다. 모니터에는 문정현 신부님 캐릭터가 애니메이션으로 ‘군산미군기지와 서해안전쟁벨트’를 소개하고 있었는데요. 평택, 군산, 제주, 성주로 이어지는 군사기지 지역이 MD(적의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의 거점으로 작동하게 되면서 평화바람은 이를 ‘서해안전쟁벨트’로 명명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북으로부터 남쪽을 지키기 위한 명분으로 미군이 주둔하게 되었으나, 지금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패권싸움의 장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구역 ‘국내외 평화운동’에서는 평택, 새만금, 성주, 제주 강정 그리고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오키나와, 필리핀, 하와이, 라틴아메리카 등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진행되어 온 평화운동과 군사기지 저항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2 앞면에는 간략한 투쟁의 이름과 대표적인 사진을 소개하고 있고 전시물을 돌리면 뒷면에 구체적인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 얼마나 많은 전쟁기지를 구축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성주 사드 배치와 사드기지 반대 투쟁을 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불과 몇 년 전 할머니들이 무자비하게 진압되고 끌려 나가던 장면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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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군산평화박물관 리플릿

 

 

촛불시위에 나가고, 생애 첫 대통령 선거를 통해 뽑은 대통령으로 정권 교체를 이룬 정치적 효용감도 잠시, 한미동맹에 따라 원안대로 성주에 사드를 배치한다고 발표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실망을 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과연 위정자들이 언제쯤이면 평화와 안전을 위해 시민의 편에 설 수 있을지 회의적이고 절망스럽기만 합니다.
3구역 ‘하제와 팽나무’에서는 하제마을을 지키고 있는 600년 팽나무를 느껴볼 수 있는 영상이 재생됩니다. 영상의 말미에는 팽나무의 가지 사이로 군용기가 지나가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을 보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4구역은 ‘평화바람이 걸어온 길’입니다. 평화바람은 부안의 핵폐기장 반대 투쟁, 이라크 전쟁 파병 반대 운동,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 투쟁, 용산 재개발 반대 투쟁, 강정 해군기지 반대 투쟁의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각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10분에서 20분 정도의 길이로 요약하여 관람객에게 소개합니다. 영상마다 각기 다른 색깔을 덧입히고 각 색깔별 의자와 헤드폰을 배치해 자리마다 다른 영상을 볼 수 있도록 배치해놓은 것은 기술적으로도 신기했고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산 재개발 반대 투쟁 영상을 잠시밖에 보지 못했지만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날 뻔한 걸 또 참았습니다. 다음에는 울어도 부끄럽지 않게 혼자 와서 여유를 가지고 모든 영상을 다 보고 가자고 다짐했습니다. 평화상점이라고 쓰인 곳에는 군산평화박물관 기금마련을 위해 예술가들과 활동가들이 직접 만든 물건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평화운동 연대단체 중 하나인 핫핑크돌핀스의 보드게임도 있습니다. 또한 방명록 노트와 한반도 평화선언 서명운동지, 기부 회원가입 신청서, 후원함 등이 놓여 있습니다.
자료실이라고 쓰인 곳에는 평화바람과 평화운동 활동가들의 교육 자료와 배지들이 전시되어 있어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도록 마련되었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박물관을 나오니 꽃마차 앞에 고양이가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이 동네의 고양이라고 합니다. 가까이 가도 사람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서 다른 고양이가 자연스럽게 걸어오더니 바퀴 속으로 쏙 들어가던 그 찰나에 앞바퀴 앞에서 다른 고양이도 얼굴을 슥 내밀었습니다. 평화의 자동차 꽃마차가 고양이들의 마을 정자가 되었습니다. 재작년 식민지역사박물관에 작가 데마치 치즈코 선생님이 「잠자는 고양이」그림을 기증하시며 일본에서는 잠자는 고양이가 평화의 상징이라고 하신 말씀이 떠올라 “이게 평화지!”라는 말이 무심코 툭 튀어나왔습니다. 고양이들이 경계심 없이 거니는 꽃마차 앞길과 같이 이 땅에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평화가 하루빨리 자리 할 수 있길 소망해봅니다. 
문정현 신부님의 평화 선언을 끝으로 답사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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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무엇이냐
저는 6개월 동안 유랑하면서 평화가 무엇인가를 터득했습니다.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가 원직 복직하는 것이 평화입니다.
두꺼비 맹꽁이가 개발에 밀려 멸종되지 않게 서식처를 만드는 것이 평화입니다.
장애인이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평화입니다.
이 땅의 농민들이 이 땅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평화입니다.
강대국의 침략으로 죽어가는 여성과 아이들, 노인들을 살리는 것이 평화입니다.
어떤 이유로도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평화입니다.
평화를 이루는 것은 또 다른 세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또 다른 세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식을 줄 모르는 열기로 평화를 사랑한다면 기필코 우리는 평화의 세상을 이룰 것입니다.

2004년 5월
5.29 평택평화축제에서, 길 위의 신부 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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