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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전북 대학들 친일파 작사·작곡 ‘교가’ 수십 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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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친일 청산… “대학 측 인식에 문제 있다”

▲ 전북대 교가 ⓒ 전북대

전북을 대표하는 대학들이 이러면 되겠습니까?
-전북대 교가 : 현제명 작곡(친일인명사전 등재)
-원광대 교가 : 이은상 작사(친일 혐의 짙음)/김동진 작곡(친일인명사전 등재)
-군산대 교가 : 서정주 작사(친일인명사전 등재)
-전주교육대 교가 : 김해강 작사(친일 혐의 짙음, 덕진공원 단죄비 주인공) /김성태 작곡(친일인명사전 등재)

김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러한 글을 올려 시선을 집중시켰다. 김 지부장은 “전북지역 주요 대학 교가들 중 상당 부분이 친일 잔재란 지적이 있었지만 이를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 대학 측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다른 곳도 아닌 전북을 대표하는 대학들이 친일 잔재를 고집해서야 되겠느냐”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친일파 작사 및 작곡의 초·중·고교 교가들에 이어 많은 전북지역 대학들이 친일 인물들이 만든 노래를 교가로 지금도 부르고 있다는 따가운 비판이 3.1절을 앞두고 다시 제기된 것이다.

이처럼 전북지역 주요 대학들의 교가가 친일 인물들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입학·졸업식, 학위 수여식 등에서 지금도 불리고 있는 것은 대학들이 그동안 ‘친일 잔재 청산’을 말로만 외쳐왔음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더욱이 전북대와 전주교육대, 군산대 등 주요 국립대가 모두 해당된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전북대와 군산대는 작곡 또는 작사가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며 전주교대와 원광대는 교가의 작곡·작사가 모두 친일인명사전에 등록됐거나 친일 정황이 짙은 인물로 나타났다.

전북대 교가의 작곡가는 친일 음악가로 꼽히는 현제명으로 인근 전남대 교가도 작곡했던 인물이다. 현제명은 1937년 조선총독부가 주도한 조선문예회 회원으로 가입해 친일활동을 시작했다. 이 단체에서 그는 ‘천황폐하 중심의 일본 정신으로 국체 관념을 뚜렷이 함으로써 시국인식을 고취하고 황군을 격려 한다’는 취지 아래 ‘전송’ 등을 작곡해 발표했다. 또한 1938년 결성된 시국대응전선사상보국연맹에서 경성지부 간사를 맡았다.

1940년대 ‘구로야미’라는 창씨명으로 활동한 현제명은 1941년 조선음악협회 음악회에서 자신의 성악 작품 ‘후지산을 바라보며’ 등을 발표했다. 이어 1943년 태평양전쟁 결전음악으로 ‘1억 국민이 군가로 국민개창운동을 보급’하자는 목적에서 개최된 ‘(일본)국민음악연주회’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일제 말기 친일 음악가 단체에 가입한 그는 일본식 성명 강요에 동참하고 일제를 찬양하는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 전주교대 교가(홈페이지 캡쳐) ⓒ 전주교대

전주교육대 교가는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김성태가 작곡하고 김해강이 작사했다. 전주 덕진공원의 단죄비로 잘 알려진 친일 시인 김해강은 대학 교가 외에도 ‘전북도민의 노래’, ‘전주시민의 노래’ 등을 작사해 1993년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전주 덕진공원에 시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 전주 덕진공원에 있는 김해강 단죄비. ⓒ 박주현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명 ‘가미카제’로 불렸던 자살특공대를 칭송한 시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와 ‘아름다운 태양’, ‘인도 민중에게’ 등의 친일 작품으로 친일 문학인 42명의 명단에 포함된 인물이다.

이밖에 군산대 교가도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서정주가 작사했으며, 원광대 교가 역시 친일 인물들로 분류된 이은상·김동진이 만들었다. 이들은 일본 군국주의에 동조하는 노래를 만들거나 일본군 사기를 북돋우는 시를 쓰는 등 일제 강점기 동안 친일 행각을 한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만든 교가는 각 대학에서 개교 이래 수십 년 동안 중요 행사 때마다 교수와 학생들에 의해 불리며 학교를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가 벌써 3․1절 102주년을 맞는 해이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소리>에도 실렸습니다.

박주현 기자

<2021-03-02> 오마이뉴스

☞ 기사원문: 전북 대학들 친일파 작사·작곡 ‘교가’ 수십 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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