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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제동원 기업’ 자산압류 명령에 日 보복 예고…시민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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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일본기업에 강제동원 배상판결
4일 0시 일본 강제징용 기업 국내 자산 압류 절차 개시
日정부 관세인상·송금중단·비자제한 등 검토
시민단체 “강제동원 근본적 책임있는 가해자 일본정부가 피해자 행세”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일본 강제징용 기업의 국내 자산 압류를 위한 우리 법원의 절차가 내일(4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이번 매각으로 자국 기업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추가 보복에 나설 것을 시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하는 만큼 이를 둘러싼 갈등은 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일본 정부의 대응에 시민들은 보복 조치는 말도 안 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 이춘식 씨 등 강제동원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본제철(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일본 기업이 피해자에게 1인당 1억 원씩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이들은 1941~1943년 신일본제철 전신인 일본제철에 강제 징용돼 노역에 시달리고 임금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신일본제철 측은 청구권이 남아있다고 하더라고 이미 소멸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고 측은 같은 해 12월 손해배상 채권 확보를 위해 일본제철과 포스코의 한국 내 합작법인인 PNR 주식 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관할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해 1월 손해배상 채권액에 해당하는 8만1천75주(액면가 5천 원 환산으로 약 4억 원)의 압류를 결정했고, 원고 측은 작년 5월 해당 자산의 매각도 신청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 결정문을 피고인 일본제철에 송달하는 것을 거부했다. 결국, 포항지원은 지난 6월1일 관련 서류의 공시송달 절차를 개시해 그 효력이 오는 4일 발생한다.

이에 따라 4일 오전 0시로 이 기간이 지나면 서류가 보내진 것으로 간주돼 압류돼있는 신일철주금의 국내 자산에 현금화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8월1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광복74주년 강제동원 문제 해결 위한 시민대회’에 참가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및 유가족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강진형 기자 aymsdream@

이런 가운데 현재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현금화될 가능성에 대비한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은 전날(2일)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의 자산 현금화가 이뤄지면 일본 정부는 대항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며 “다양한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요미우리TV에 출연해 일본제철의 자산이 강제 매각됐을 경우에 대해 “정부는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방향성은 확실히 나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해 교도통신은 “비자 발급 요건을 엄격하게 하거나,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 소환 등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는 △비자 발급 제한 △금융제재 △수출규제 등 다양한 대응책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도 일본 정부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수출규제 조치로 보복에 나선 바 있어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당시 일본정부의 조치에 74주년 광복절을 맞은 지난해 8월15일 서울 도심에서는 ‘일본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시위에 집결한 시민들을 “강제동원 사과하라”, “아베는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일본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조치를 촉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도무지 반성이라는 게 없다”, “보복 조치가 말이 되냐. 언제까지 일본 눈치를 봐야 하냐”,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도 없었으면서 자산 압류에 보복이라니 이제 참을 수 없다. 불매운동도 끝까지 할 예정이다” 등 일본 정부의 조치에 반발하고 나섰다. 사과나 반성 없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또다시 고통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A(27) 씨는 “일본 정부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은 이제 말도 안 된다고 본다”며 “오랜 시간 고통받았을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작 일본 정부는 보복할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 우리 정부에서도 강력한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직장인 B(31) 씨도 “일본 정부에서 보복 카드를 들었는데 이 때문에 타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번에 굽히면 피해자들만 고통받는 일이 될 것”이라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끝까지 압류해서 (피해자들에) 보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매운동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아시아경제DB

한편 시민단체는 일제 강제동원에 근본적 책임이 있는 일본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 청산 등을 조사·연구하는 민족문제연구소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4일 0시에 공시송달절차에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일 뿐 지금 당장 매각을 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등 강제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 정부가 보복 조치를 검토하는 것은 국제법상으로도 위법이고 명분상으로도 말이 안 된다.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 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을 것이면 일본제철은 왜 한국에 와서 긴 시간 재판을 받는 것이냐”라면서 “우리 단체가 일본에 직접 방문했을 당시에도 재판 중이기 때문에 판결 결과에 따르겠다고 답변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판결이 나오니 배상을 안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역시 성명서를 통해 “지난 2018년 대법원 판결 이후 해방 70여 년이 지나도록 실현되지 못한 인권회복과 정의 실현을 고대해 온 피해자들의 기대는 처참히 짓밟히고 있다”며 “우리는 강제동원의 근본적 책임이 있는 가해자 일본 정부가 피해자 행세를 하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 일본 기업 일본제철, 미쓰비시, 후지코시는 판결에 따라 가해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을 위해 먼저 나서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대화마저 거부한 채 정부 뒤에 숨어 어떠한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라면서 “글로벌 기업을 자처하는 기업들의 비겁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가해 기업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2020-08-03> 아시아경제

☞기사원문: ‘강제동원 기업’ 자산압류 명령에 日 보복 예고…시민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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