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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더 서러운 독립유공자들] 200여명 질병·가난과 싸움-국민일보(07.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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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더 서러운 독립유공자들] 200여명 질병·가난과 싸움 



독립유공자 박준황(82)옹은 퇴행성 관절염과 대장염으로 4년째 투병 중이다. 박옹은 1944년 독립운동 조직을 꾸리다 체포돼 김천형무소에서 1년간 옥고를 치렀다. 오랜기간 병상에 누운 채 하루 하루를 보내는 그는 대소변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거동이 불가능하다. 부인이 간병을 하지만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1주일에 한 번 정부에서 제공하는 ‘보훈 도우미’가 찾아오지만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들 수철(47)씨는 13일 “1주일에 2시간 찾아오는 도우미가 병수발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채룡(86)옹 역시 비슷한 처지다. 김옹은 독립운동을 하다 붙잡혀 4년간 옥고를 치렀으며 일제의 고문으로 오른쪽 청력까지 잃었다. 2002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백내장까지 앓게 돼 앞을 전혀 보지 못하고 목소리로 사람을 구분하는 형편이다. 김옹은 2년 전 부인과 사별한 이후 보훈 도우미로부터 간병 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1∼2시간 동안 시간만 때우다 가는 모습에 적이 실망하고 말았다. 딸 영아(39)씨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지만 어쩔 수 없이 월 100만원을 주고 외부 간병인을 쓴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보훈 도우미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독립유공자 및 가족들로부터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보훈 도우미 서비스는 각종 국가유공자들을 대상으로 목욕과 식사, 화장실 이용 등을 도와준다는 명목하에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1주일에 한 번 찾아와 1∼2시간 동안 환자를 돌보는 것으로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유공자 및 가족들의 하소연이다. 그나마 현재 혜택받고 있는 독립유공자는 46명에 불과하다.


고령의 독립유공자 다수는 젊은 시절을 독립운동에 헌신하면서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를 잃어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못하고, 별도의 간병인을 두기 어려운 처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실질적 도움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상주 도우미가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만여명의 독립유공자 중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은 200여명에 지나지 않아 재정 부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은 “독립유공자 모두에게 상시적인 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해도 전체 200여명밖에 안돼 비용이 얼마 들지 않는다”면서 “대부분이 남성이라 여성 간병인이 필요없어 공익근무요원 등을 활용하면 큰 부담 없이 국가에서 ‘마지막 예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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