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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구소가 본 차기정부 외교안보통일 현안과제-내일신문(0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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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구소가 본 차기정부 외교안보통일 현안과제 
 


세종연구소가 지난 12일 ‘차기정부가 갖춰야할 국정 현안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도발적인 제안이 적지 않았지만 차기정부를 위한 생산적인 정책제안과 토론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포럼의 주요내용을 2차례에 걸쳐 나눠 싣는다.


정리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대북정책 협의 제도화 필요
참여정부 한미동맹은 ‘상처뿐인 영광’



한미관계

이대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역사적으로 한미갈등은 국제안보환경 변화와 함께 미국의 안보정책이 변하고, 변화한 미국의 안보정책을 주한미군에게 적용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촉발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며 “그러나 최근의 한미갈등은 대북정책 차이에서 촉발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를 추구하고 있다’고 보는 미국과 달리 우리 정부가 포용정책(햇볕정책)을 지속함으로써 한미관계의 불편함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취임 직후부터 ‘보다 평등한 한미관계’를 주장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미국이 주한미군의 후방배치를 주장하면서 양국의 감정싸움은 시작됐고 사사건건 충돌하는 모습까지 나타났다고 봤다.

이 위원은 “결국 4년간의 갈등을 겪고 2006년 10월 전작권 전환에 합의하면서 한미갈등을 일단락 지었다”며 “한미동맹이 포괄적·호혜적으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지만 오히려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기정부의 정책과제로 우선 한미간 대북정책의 거리를 좁히는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북정책 조율’을 위한 한미간 ‘회의’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와 한국군의 지원 수준, 전작권 전환 시기 등에 대한 미국과의 추가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전작권이 전환된 이후 한미연합방위의 핵심 기구가 될 군사협조본부(MCC) 구성에 대한 협의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치 경제는 분리 접근해야
일중관계 진전은 분리정책 실례


한일관계

이면우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의 보수화 경향에 대해 “일본은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냉전 이후의 국제정세 및 동북아정세에 대비해 미일동맹 강화나 군사력의 근대화·합리화, 헌법개정 및 방위청 승격과 같은 안보정책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애국심을 강조하는 방향으로의 교육법 개정을 비롯해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최근 발언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본의 보수화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일본은 보수화를 둘러싼 논란과는 별개로 한국·중국관계를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것이 이 위원의 생각이다. 한국이나 중국이 보수화와는 별개로 일본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한일관계와 일중관계의 양상들이 달리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일본의 보수화를 비판하는 한국과는 별다른 관계개선이 없는 반면 일중관계가 ‘전략적 호혜관계’로 나아가고 있는 일본의 분리정책과 중국 입장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차기정부 대일정책은 분리원칙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뒤따르는 이유다.

이 위원은 “정치와 경제를 분리한다거나 역사인식문제와 교류협력문제를 서로 분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역사교과서나 위안부 문제 등은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되 이 문제와 다른 문제를 연동시켜 관계 자체가 경색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중 대화채널 구축 필요
한반도 평화 위한 삼자관계 중요도 급상승


한중관계

이태환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차기정부 외교정책 과제 중 변화하는 한중관계를 한미관계와 연계해 어떻게 재정립 할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북핵문제를 넘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 동북아 안보질서 수립에서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미관계를 저해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중관계를 전략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국외교를 추구하는 중국의 전략적 특성상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을 동북아시아에서 세력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카드로 계속 사용하거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증가시키는 교두보로 삼지 않도록 해야 하며 중국의 군사력 팽창이 한반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는 것이다.

특히 이 위원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통일 등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한·미·중 삼자간 대화 채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자유확산 정책이 계속되면 중국 내 탈북자문제가 국제적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국제적 협조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 북한지역의 돌발사태를 포함한 북한관리정책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전제되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포괄적 FTA 협상 추진도 빠질 수 없는 대목이다.



대북정책 연동 관계변화 주목
러시아도 내년 3월엔 대통령 선거


한러관계

정한구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양국은 동북아 다자협력과 한반도 비핵화에 의견을 같이하는 등 이른바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며 “현재 공식적으로 특기할만한 갈등이나 대립은 없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앞으로 세계질서와 동북아질서에 급격한 변화가 없다면 기존 정책을 대폭 수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반면 정 위원은 한국의 차기정부가 대북정책을 바꿀 경우 한러관계의 변화도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경우 2008년 봄 임기가 끝나는 현 푸틴 대통령이 집권 말기에 미국과 갈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미국의 ‘비핵화’ 노력에 대한 러시아 입장이 바뀔 경우 차기 러시아 정부가 한반도 정책을 수정할 수도 있는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러관계는 러시아와 한반도를 잇는 철도사업부터 북한지원에 러시아가 참여하는 문제, 북핵과 한반도 통일 등 직간접적으로 모두 ‘북한 변수’와 연동돼 있는 만큼 차기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따라 변화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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