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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친일파 행적 자료 발견… 청산 작업 탄력 기대-쿠키뉴스(0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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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친일파 행적 자료 발견… 청산 작업 탄력 기대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일제 강점기 시절 친일파들의 행적이 담긴 옛 소련군의 기록이 발견됨에 따라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친일청산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북한의 친일청산 작업이 인민위원회에 의해 자발적으로 추진됐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소련군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추정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료 입수 과정


국가기록원은 2005년부터 러시아에 조사관 2명을 파견해 한국 관련 기록 수집작업을 벌여왔다. 그 결과 러시아 국립군사문서보존소(소장 쿠제렌코프 리콜라에비치)에서 조선인 출신 전쟁포로와 친일행위자 4800여명에 대한 기록을 찾아낸 것이다. 동시에 국가기록원은 국립군사문서보존소와 수 차례 협상을 벌여 마침내 하반기중 이를 넘겨 받기로 합의했다.

조선인 기록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군사문서보존소는 현재 러시아 연방기록관리청 소속 기관이다. 이 보존소는 1920년 옛 소련 참모본부 군역사위원회 소속 ‘붉은군대 문서보존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이후 붉은군대중앙문서보존소와 소련군국립중앙문서보존소 등으로 여러 차례 명칭이 바뀌었고 92년 지금의 이름으로 최종 개명됐다. 보존소는 45년 종전 직후 독일과 동유럽, 북한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으며 전쟁포로들을 관리했던 소련기관들의 문서도 확보하고 있다.

국가기록원이 넘겨받을 기록 중에는 만주국 군(軍) 등에서 소위 이상 장교로 복무했던 조선인 출신 군인 수십 명 등 전쟁 포로의 명단과 상당수 친일 행위자들의 이름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옛 소련, 비교적 체계적으로 전범처리


북한에서 벌어진 친일청산 작업에 소련군이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소련군은 연합군 자격으로 전범을 처벌했는 데 이 과정이 북한 인민위원회가 실시했던 친일파 청산작업과 어떻게 연계됐었는 지가 관심거리다. 역사문제연구소 이강수 박사는 “이제까지 북한의 친일파 청산은 인민위원회에서 자생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왔다”며 “소련 군정이 체계적으로 친일청산에 개입했다면 역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방 이후 소련이 전범 처리를 상당히 체계적으로 실시했다는 점에도 놀라움을 표시했다. 소련이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죄명으로, 누구를 처벌했는 지까지 소상히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소련군이 인사기록 카드 등도 파일로 정리해둬 B·C급 전범에 포함된 조선인들의 행적을 밝히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은 “일본 패망 이후 만주국군과 일본군에 소속돼 있던 조선인들은 B·C급 전범으로 취급돼 여러 곳에 분산 수용됐다”며 “군인은 관리와는 달리 이력서가 남아있지 않아 누가, 뭘 했는 지 알 수 없었는 데 개인별 이력이 밝혀진다면 전후 피해자 구제 문제, 친일 청산 등에 소중하게 쓰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대 신주백 연구교수도 “조선인들의 만주국 군 활동에 대해서는 연구자도 별로 없고 자료도 충분치 못했다”며 “당시 조선인들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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