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기’ 허가없이 우리이야기 윤색

기록에는 공론을 거치거나 상대와 합의한 것이 있는가 하면 일방적인 것도 있다. 일본의 ‘일본서기’는 우리의 허가 없이 우리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윤색한 기록물이다. 그래서 기록 그대로를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기록 중에도 패망한 나라의 기록에는 자의적인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있다. 그래서 기록은 검증을 필요로 한다. 독도를 탐하는 일본은 우리의 기록도 철저히 검토하고 그 허점을 기반으로 주장의 당위성을 확보하려 한다. 그 치밀한 노력에 겁을 내는 사람도 있으나, 진실을 떠난 웅변이기에 공허하다.
일본이 우리의 자료를 활용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한문과 한글을 이해하면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일본 자료는 한문과 일본어의 능력이 있어도 어렵다. 일본 특유의 표기가 있어 도움을 받거나 그들이 작업한 것을 인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학습하면 읽지 못할 것도 없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자료를 공유하려는 학자가 나타나면 존경심까지 솟는다.
우리는 비교적 우리와 비슷한 주장을 하는 일본인을 양심적이라거나 친한 인사라 한다. 틀린 말은 아니나 맞는 말도 아니다. 그들은 많은 자료를 섭렵했기 때문에 학문에 충실한 것일 뿐이다. 특별히 한국이 좋다거나 양심적이라서가 아니다. 하긴 자료가 있어도 숨기거나 왜곡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훌륭하다 해야 할지도 모른다.
조선 숙종 때의 일이다. 안용복은 울릉도에서 일하다 납치당해 에도까지 끌려갔다가 그곳에서 장군을 만나 울릉도가 조선 영토임을 주장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증서를 받아 귀국하는 도중에 대마도에서 빼앗겼다 한다. 그러나 일본은 그것을 부정하며 안용복을 범죄자로 몰고, 그것을 기록한 우리의 사서를 부정하려 한다. 그 중에는 많은 자료를 인용하여 진실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안용복이 범죄자라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과연 안용복이 범죄자일까. 남의 나라에 들어와 납치해간 자들과 납치당해 끌려간 사람 중에 누가 범죄자인가. 안용복이 범죄자라면 조선의 법을 어긴 조선의 범죄자일지는 몰라도 일본인에게 납치당해도 좋은 일본은 범죄자는 아닐 것 같다. 그런데 일본은 무엇을 근거로 하는지 안용복을 범죄자로 몰고 있다. 조선은 왜구와 같은 외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울릉도 출입을 금하는 공도정책을 펴고 있었다. 일본은 그 사이에 70여 년이나 밀렵을 하다 안용복을 납치한 것이다.
그들이 기록한 ‘죽도도해유래기발서공’이라는 책에 안용복을 납치하여 에도로 보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을 일본인들이 보지 못했을 리 없음에도 안용복이 에도에 간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안용복이 에도에 갔느냐의 여부는 중요한 문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일본이 독도가 한국령이 아니라는 주장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인지 안용복의 에도에 간 기록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보지 못해 말을 안 하는 것과 보고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보고도 이로울 것이 없어 침묵하는 것이라면 옳지 않다.
자료의 은폐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자료의 은폐라는 것이 한 쪽의 의도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책임도 크다 할 것이다. 일본은 왜 그것을 공론화하지 않았고, 우리는 어째서 그것의 확인에 소홀했을까.
기록은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중요하다. 보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자료를 가지고 있어도 그 의미를 알지 못하면 가지지 못한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돼지에 진주다. 예를 들자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과 같은 자료다. 그것이 기록으로 말하는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면 일본의 독도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 일본은 독도가 일본 것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기록이 많은 것처럼 이야기한다. 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것들을 잘 읽어 보면 독도가 일본의 땅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이 과시하는 ‘은주시청합기’, ‘죽도도해유래기발서공’, ‘죽도고’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 충남대 일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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