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야스쿠니 전쟁박물관 ‘한반도 병합’ 왜곡 그대로
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가 전쟁박물관 유슈칸(遊就館)의 전시물 내용 중 군국주의로 비판받는 일부 내용을 바꾸면서도 주장의 근간은 바꾸지 않아 ‘무늬만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수정 부분도 태평양전쟁, 중·일전쟁 등 미국, 중국 관련에 국한돼 있고 한반도 관련 부분은 전혀 바뀌지 않아 한국은 안중에 없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3일 경향신문이 도쿄(東京) 중심부에 있는 유슈칸을 찾아 확인한 결과 야스쿠니 신사는 1일부터 반미(反美)사관 등의 비판을 받아온 유슈칸내 태평양전쟁 관련 표기 중 일부를 수정, 전시하기 시작했지만 한반도 관련 설명은 전혀 수정되지 않았다.
청·일전쟁, 일본의 한반도 강제침탈 등 한반도 관련 내용이 전시돼 있는 제6, 제8 전시실.
우선 6전시실에는 청·일전쟁 발발 원인에 대해 “1894년 조선 정부군은 남부에서 번진 농민반란에 패퇴
해 청국에 원병을 요청했으며, 청국의 출병통보를 받은 일본도 즉각 출병을 결정했다”고 명기돼 있다. 전쟁은 청국을 끌어들인 조선, 조선에 진주한 청국의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반도가 왜 청·일 양국의 전쟁터가 됐는지에 대한 설명도 전혀없다.
제8전시실인 ‘일·러전쟁과 만주사변’ 전시실에는 일본의 한반도 강제침탈에 대해 ‘일·한병합’이라는 제목으로 “1909년 7월 고무라 외상 제안의 한국병합 의견서가 각의에서 승인됐다. 1910년 8월 신임 데라우치 마사다케 통감이 이완용 총리와 회담, 조약안에 합의했다. 한국 정부는 8월22일 어전회의에서 이를 승인, 한국병합 조약이 조인됐다”고 설명돼 있다. 일본의 강제 침탈을 의미하는 표현은 물론 배경 설명도 전혀 없다. 전시관을 찾은 한 30대 시민은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에 당시 한국민들이 찬성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식민지를 좋아하는 국가는 없겠지만 당시 이완용이라는 총리가 합의한 것을 보면 국민들도 찬성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만주의 역사’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고구려가 과거 만주까지 영토를 넓혀 한나라와 대립했다”고 명기하면서도 “만주에는 과거 부여, 고구려, 발해, 요(遼), 금(金), 후금(後金·청) 등의 국가가 있었다”고 설명, 고구려·발해 등이 중국의 일부인 것처럼 오해할 소지를 남겨둔 상태다.
야스쿠니 관계자는 한반도 부분 명기와 관련해 “사실 관계를 토대로 기록된 만큼 수정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부분을 방치한 것과 달리 태평양전쟁, 중·일전쟁 관련 내용은 일부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밑바탕에 깔려있는 주장은 전혀 달라지지 않아 생색내기에 그쳤다.
우선 태평양전쟁 개전 경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됐던 ‘루스벨트 대전략’ 부분을 ‘루스벨트 외교와 미국의 대전 참가’로 바꿨다. 내용도 “대공황때 대통령에 취임한 루스벨트는 나아지지 않는 경제문제로 고민했다. 남은 길은 자원이 부족한 일본을 금수로 몰아 개전을 강요하는 것이었다”에서 “루스벨트는 1937년 ‘격리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의 무법에 대항할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일본을 비난, 여론을 유도했다. 그리고 미국의 여론, 의회가 대일제재 강화를 지지해 결국 전쟁의 직접원인이 되는 석유금수에 이르렀다”로 바꿨다. 그러면서도 “(일본측의) 최초의 1발이 (우리측에) 격발되도록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가 문제”라는 당시 미 육군장군 헨리 L 스팀슨의 일기를 동시에 전시, 미국이 사실상 태평양전쟁을 의도했다는 기존 주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중·일전쟁이 전면적으로 발전한 이유에 대해 ‘중·일 평화를 거부한 중국측의 의사’ 때문이라는 대목을 ‘중국측의 반일 기운’이라는 식으로 수위를 낮추고 ‘중국 정규군의 일본군에 대한 불법 공격’ 대목도 삭제했다. 그러나 난징(南京) 공격 등과 관련해서는 ‘대학살’이라는 표현은 일절 담지 않는 등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
주일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청·일, 러·일전쟁과 한반도 침탈, 태평양전쟁 등 과거 일본이 저지른 행위를 미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구 몇자 수정한다고 근본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유슈칸의 존재 자체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기사
日야스쿠니 전쟁박물관 ‘한반도 병합’ 왜곡 그대로-경향신문(07.01.03)
By 민족문제연구소 -
336


![img-top-introduce[1]](/wp-content/uploads/2016/02/img-top-news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