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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새로운 과제 남긴 한미.한일관계(끝)-연합뉴스(0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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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외교> ②새로운 과제 남긴 한미.한일관계(끝) 
 

  
한미동맹 의미 재음미..한일관계 아베 정권과 봉합 수준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한미관계와 한일관계는 도처에 놓인 지뢰밭을 건너 새로운 관계설정이라는 과제를 남겨놓았다.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수십년간 지속돼온 한미동맹의 의미를 재음미하는 기간이었다면 일본과는 역사문제와 독도문제 등 크고 작은 마찰을 겪으면서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출범으로 양국관계를 봉합하는 수준에서 관계를 관리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강행이라는 메가톤급 충격 속에 한미, 한일 관계는 ‘불가피한 공조’를 적극 모색해왔다.

◇한미관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다루는데 주력했다.

또 북핵문제가 곡절을 겪는 동안 양국관계는 공조와 균열 두 극점 사이를 수시로 오갔다.

국내 여론의 상당한 반발을 사가며 전략적 유연성과 전작권 환수에 합의한 것은 올해 한미관계를 이야기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 1월20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에서 양측은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하되 미국은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한국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데 합의했다.

또 전작권 환수 문제도 지난 10월 열린 제38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이양시기를 `2009년 10월15일 이후, 2012년 3월15일 이전’으로 합의함으로써 일단 되돌아갈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섰다.

전략적 유연성의 경우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른바 `한국의 병참기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9.11테러 이후 신속기동군화한 미군의 세계 전략상 수용이 불가피했다는 현실론도 혼재한다.

이런 논쟁은 한동안 지속됐고 그 과정에서 전작권을 둘러싼 논란까지 가세하면서 논쟁은 증폭됐다.

전작권과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논란 속에서도 양국이 `상호합의’ 형식으로 결론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또 다른 현안은 방위비 분담협상이었다.

한해가 끝나가는 12월6일 최종타결된 방위비 분담 협상은 출발점부터 감액(한국)과 동등분담(미국)이라는 상이한 지점에서 시작돼 우려를 낳았지만 6차에 걸친 회의 끝에 전년 대비 6.6% 인상된 연간 7천255억원(한국 부담금)에 합의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양측 모두 이 액수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큰 불협화음 없이 협상이 연내에 마무리된 점은 평가할 수있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무엇보다 한미 양국은 한국 외교의 최대 현안인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질곡을 겪어야 했다.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동결 문제를 들어 회담 복귀를 거부했을 때 우리 정부는 대화를 통한 해법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는 국제사회를 움직여 북한을 압박하려는 미국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초래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하자 한미 관계는 큰 도전을 맞게됐다.

이른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정식 참여문제, 금강산.개성공단 사업 등 문제를 두고 양국은 현격한 입장차를 보였다.

하지만 양국은 이 같은 이견 속에서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적인 공조의 틀은 유지해왔다.

비록 10월9일 북한 핵실험으로 퇴색된 측면이 있지만 9월14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올해 한미관계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양국 정상은 당시 우리가 제안한 북핵문제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른바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이 여전히 최선’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집권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것도 좋은 촉매제가 됐다. 미 행정부가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이전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양국은 공조 여지를 넓힐 수 있었다.

◇한일관계= 올 한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았다가 아베 정권의 출범을 계기로 갈등요인들을 일시 잠수시킨 채 조심스레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올들어 2월 시마네현(島根)의 `독도의 날’ 조례 제정 1주년 기념행사와 3월 교과서 검정 문제, 4월 해양과학조사 건 등으로 쉼없이 삐걱거렸다.

특히 4월 일본이 독도 주변수역에서 수로측량을 계획하면서 양국간 갈등은 해상에서의 힘겨루기 가능성까지 언급될 만큼 험악해졌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4월25일 `더 이상 조용한 외교는 없다’며 대일외교의 새 독트린을 발표한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그리고 7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국면에서 우리 정부는 유엔 안보리에서 초강경 제재결의안을 채택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또 한번 일본과 갈등을 겪었다.

그러다 광복절인 8월15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방문함에 따라 양국관계는 중단됐던 정상 외교 복원을 이루지 못한 채 아베 신조(安倍晋三) 새 총리와 새 관계를 모색하게 됐다.

10월9일 아베 총리가 한국을 방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그 나마 관계 정상화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일로 평가받는다.

마침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날 만났던 두 정상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양측 협력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과거사에 대한 한국민의 감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아베 총리의 언급은 그가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 전임자와는 다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을 낳았다.

뒤 이어 10월20일 반기문(潘基文) 전 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간 회담에서 두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키로 하면서 관계 복원의 기조를 이어갔다.

당시 아소 외상은 금강산과 개성문제에 대한 한국의 자주성을 인정한다고 발언해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현재 한일관계를 낙관만 하기는 무리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해양조사 문제와 독도 영유권 문제, 야스쿠니 참배 등은 아베 총리가 처한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총리 선거 과정에서 `보통국가화’를 기치로 내걸었던 아베 총리의 극우적 성향이 행동으로 옮겨질 경우 양국관계는 언제고 다시 긴장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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