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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연합뉴스(0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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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허로자 할머니 재회>(종합) 
 
  
 
허할머니 “귀화희망”, 한총리 “적극 지원”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한명숙(韓明淑) 총리는 16일 구한말 항일 의병대장으로 활약했던 왕산 허 위(旺山 許 蔿.1854~1908) 선생의 장손녀인 허로자 (80) 할머니와 20여 일 만에 재회했다.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순방 때 이뤄진 첫 만남에서 약속한 한 총리의 특별초청으로 4일 방한한 허 할머니를 정부 중앙청사로 초청한 것.


한 총리는 생전 처음으로 고국 땅을 밟은 허 할머니의 손을 꼭 잡으며 반갑게 맞았고 옥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허 할머니도 “총리님 덕분에 많이 보고 간다. 2주일 한국에 있으니 막혔던 한국말이 막 나온다”며 인사말을 건넸다.


허 할머니는 “할아버지 터(묘소)를 깨끗하게 해놓은 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면서 “사촌들도 많이 만나고 게랑 물고기랑 미역이랑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다. `뗄레비(TV)’에서만 보던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실제로 보니 놀라왔다”며 감격해 했다.


허 할머니는 “고려 사람들은 강제 이주 후 일할 게 없어서 땅을 팠고 모질게 노력했지만 우즈베키스탄에 일자리가 없어서 한집 건너 한명꼴로 러시아로 나갔다”면서 “그나마 불법체류자로 남는 경우가 많아 어려운 현실”이라며 고려인들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 총리는 “독립운동가 자손들이 이국 땅에서 고생하시는데 너무 늦게 찾아서 죄송하다”며 “역사의 산 증인으로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17일 미하일 프라드코프 러시아 총리의 방한에 언급, “양국 총리 회담에서 거주증 발급 절차 간소화 등 러시아내 고려인들의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다.


30여분간의 환담이 끝날 무렵 허 할머니는 “한국에 있는 친지들이 여기 와서 살라고 한다. 한국에서 살고 싶다”며 어렵사리 귀화 의사를 피력했고, 한 총리가 “말씀만 하시면 저희가 의논하겠다”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자 허 할머니는 “내 당장이라도 (비행기 타고) 날라오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법을 검토,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허 할머니에게 고려청자로 만든 장식용 장구를 선물했다.


한 총리 면담에는 지난 7월 본인의 희망에 따라 특별귀화한 허 위 선생의 손자(4남 허 국씨의 아들) 허 블라디슬라브(55)씨 및 허 할머니와 함께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거주해 온 블라디슬라브씨의 누나 아니시야(67)씨도 동행했다. 허 할머니는 17일 일단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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