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가 부족한 아베의 약속과 남은 과제
한·일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북새통 속에서 그제 13개월 만에 서울에서 열렸다. 이번 정상회담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냉각된 양국 외교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으나 기대 수준에는 미흡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그동안 보여준 태도보다 한 발짝 진전된 입장을 보여주었다. 그는 일제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을 반성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일본군 위안부 존재를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를 인정했다. 그가 총리 취임 이전 일본의 식민지 지배 죄과와 위안부 문제를 부인했던 입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한·일 외교 경색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그는 “정치 외교 문제가 되는 이상 ‘간다’ ‘안 간다’ 말하고 싶지 않다”며 확실한 입장 표명을 여전히 회피했다. 아베 총리의 평소 어법과 일본의 국내 정치상황을 고려했을 때 어느 정도 예견했던 수준이긴 하다. 하지만 취임 일성으로 아시아 외교정상화를 내걸었던 아베 총리가 애매모호한 발언을 되풀이한 것은 유감스럽다. 특히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한·중 정상회담과 함께 그의 첫 정상회담이 아닌가. 그럼에도 핵심 사안을 얼버무린 것은 그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베 총리의 순방에도 불구하고 한·일 나아가 중·일의 완전한 외교 정상화는 뒤로 미루어졌다. 바꿔 말해 향후 아베 총리가 보여줄 태도에 의해 한·일, 중·일 관계가 결정된다는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적했다시피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는 날에는 모처럼 가닥을 잡은 양국의 외교관계가 다시 냉각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의 핵실험은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에도 인접국과의 관계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북한 핵문제를 일본 혼자 다룰 수 없으며, 미·일 공조만으로 해결할 수도 없다. 아베 총리는 핵문제뿐 아니라 모든 문제에서 앞으로 보다 전향적으로 한국, 중국 등 주변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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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가 부족한 아베의 약속과 남은 과제-경향신문(06.10.10)
By 민족문제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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