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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강정구교수에 대한 재수사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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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친일 조병옥 명예훼손 검찰진술서 내려받기

 
 

최근 대검찰청은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사자(死者) 명예훼손’등 혐의에 대한 재수사를 서울중앙지검에 명령했다. 강정구 교수는 서울대에서 열린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주최 토론회에서  “한미동맹이 없었다면 친일파의 후예들이 정치사에 발붙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민주당 조순형의원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열린우리당 신기남의원을 예로 들었다가  조의원에  의해 고소당한 바 있다.

우리는  대검이 왜 서울중앙지검과  고검이 무혐의 처리한 사건에 대해 굳이 재수사를 지시했는지 의혹의 눈길을 거둘 수 없다. “강교수의  발언이  학문적 영역에서 이루어졌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모호한 이유는 이례적인 이번 조치에 대한 설명으로는 사뭇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7월 재보궐 선거를 통해 다시 국회로 복귀한 조순형 의원이 법사위원이 된 이후 내린 눈치 보기 결정이라는 세간의 억측이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정황임을 검찰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대검의 이번 조치를 주목하는 까닭은 사건 처리 결과에 따라서 강정구 교수 개인은 물론 수많은 근현대사 연구자와 학술단체의 학문 활동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념적 다양성’은 물론 ‘학문적 관용’의 폭이 유난히 좁은 우리 사회에서  강정구 교수는 거의 학문 활동을 포기해야 할 지경까지 내몰리고 있다. 보수 정치권과 언론의 태도는 그야말로 현대판 마녀사냥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철저한 조사와 검증을  거친 후 내려진 무혐의 결정이 7개월이나 지나서 번복된 내막을 알 수 없는 우리로서는 그 배경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강정구 교수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면 학술적인  반론과  토론에 의해 극복되어야 함이 마땅함에도 국가권력이  헌법상  보장된 학문과 양심의 자유를 현저하게 침해해가면서까지  이를 심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성숙과 후진성을 반증하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라 하겠다.  냉전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아직도 이념적 관용이 허용되지 않는 지적 풍토에서 학문적 견해를 국가 권력이 재단하려는 현실을 방치할  때  독재정권 시기의 사상 탄압이 재현되고 이로 말미암아 학술연구가 위축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친일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실은 해방 이후 국가가 시대적 책무를 방기하고 제대로 과거청산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확산된 바 크다. 뒤늦게나마 국민적 합의 아래 국가가 이를 바로 잡겠다고  노력하고 있는 한편에서, 이에 역행하는 대조적인 조치가 취해지는 모순은 하루 빨리 해소되어야만 한다.

특히 일제시기와 해방공간에서 이루어진 조병옥의 부일협력과 친일경찰 비호는 학계에 널리 알려진 엄연한  증거가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해가며 십수년간 친일문제를 규명해온  전문연구자가  이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힌 행위가 과연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검찰은 다시 한번 숙고하고 재수사 결정을 철회하길 기대한다.


 


 


2006. 9. 29.


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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