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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정상회담 협상, 야스쿠니 문제로 난항-연합뉴스(0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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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정상회담 협상, 야스쿠니 문제로 난항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출범을 계기로 중국과 단절됐던 정상회담의 재개를 추진하고 있으나 야스쿠니(靖國) 신사 문제의 암초에 걸려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이 아베 차기 총리의 방중 수락과 정상회담 재개의 조건으로 야스쿠니 참배 자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은 지난 23일부터 도쿄(東京)에서 외무부 차관급이 참석한 종합정책 대화를 하고 있다. 중국측에서는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일본측에서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외무성 사무차관이 참석하고 있다.

양측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강행으로 비롯된 양국의 경색된 관계를 풀기 위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아베 차기 총리간의 정상회담이 절실히 필요하다는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11월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전에 아베 차기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중국측과 일정을 본격적으로 조정중이다.

그러나 중국측에서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자제하겠다는 명확한 언급이 없는 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국회 지명선거를 거쳐 새 내각을 발족하는 아베 자민당 총재는 그동안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 대해 “갔다고도, 안갔다고도, 간다고도, 안간다고도 말하지 않겠다”는 애매한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신의 지난 4월 비밀 참배에 대해서도 확인을 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의 다이빙궈 부부장은 양국간 협의에서 “정치적 장애물의 철저한 제거”라는 표현까지 구사하며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 재개를 위한 사다리를 놓기 바란다”며 일본측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보도했다.

일본의 야치 차관은 “야스쿠니 문제만으로 모든 대화의 문을 닫아서는 안된다”는 아베 총재의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측은 그간의 물밑 조정에서 “아베 총리가 적어도 내년 봄 춘계대제 때까지는 야스쿠니에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득하고 있으나 중국측이 납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측은 야스쿠니 참배 문제 뿐 아니라 아베 차기 총리가 지난 1995년 국회 결의로 아시아 침략과 식민지배를 사과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과, A급 전범에 대한 발언에 대해서도 경계를 나타내고 있다.

중.일 정상회담 재개 협상은 한국도 같은 이유로 중단됐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측은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아베 총리의 취임초 바쁜 일정에다 국회 대책 등이 겹쳐 있어 ‘당일치기’로 방문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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