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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강한 일본 추구…“싸우는 정치가 될 것”-국민일보(0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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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강한 일본 추구…“싸우는 정치가 될 것” 
 



20일 자민당 선거에서 압승이 예상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지난 7월 ‘아름다운 나라로’라는 저서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발표했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애국심을 강조하면서 중국 및 미국과의 관계를 상세히 썼다.

아베 장관은 서문에서 싸우는 정치가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고향인 조슈(현 야마구치현) 출신의 개항기 개혁정치사상가 요시다 쇼인의 “스스로 거리낄 것이 없으면 천만인이 뭐라고 해도 내 갈 길은 간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전의를 불태웠다. 고집 센 애국심 함양자,복고주의자로 비쳐지는 아베 정권 탄생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책은 시종 복고주의적 입장이다. 향토애를 강조하고 천황제를 옹호하는 데 열심이다. 하지만 그가 지향하는 아름다움이란 패전 이전의 일본이다. 이웃나라에 대한 침략과 그로 인한 아픔을 공감하는 대목은 찾아볼 수 없다. 또 일본 전후사회는 미국에 의해 강요된 것이었지만 ‘전후 일본사회가 기본적으로 안정성을 잃지 않았던 것은 천황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역설한다.

그는 평화헌법을 일본인 손으로 다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 11일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총재후보토론회에서 “5년 내에 개헌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한다는 소위 ‘1995년 무라야마 담화’로 상징되는 일본정부의 공식입장에 대해서도 ‘역사가 판단에 맡기자’고 애매모호함으로 일관했다.

또 다른 강조점은 강한 일본 구축이다. 그는 제1장 ‘나의 원점’에서 ‘정치가로서 나의 주 테마는 안전보장과 사회보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특히 안전보장 문제를 거론하면서 대북 강경책을 주장하고,야스쿠니 문제는 국내 문제이며 전범 재판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자립하는 국가’라는 용어를 사용,보통국가로서 자위군 존립과 집단자위권을 강조한다.

아베 장관은 강한 일본을 위해 미·일 동맹 중요성도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일본과 아시아,중국을 거론하면서 ‘열린 아시아’를 주창한다. 이 대목에서는 자유,민주주의,기본인권 등의 공통점을 들어 인도 호주 등과의 연대를 강조한 반면 은근히 중국에 대한 견제를 부각시켰다.

한·일 관계는 상세히 다루지 않았다. 다만 ‘일·한 관계에 대해서는 낙관한다’ ‘양국 정상들이 직접 만나 문제 해결을 꾀하는 게 중요하다’고만 썼다. 그에게서 역사 인식 등 한국의 문제 제기에 대한 이해는 보이지 않는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학 교수가 “아베 등장으로 한·일 관계에 극적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배경도 바로 이것이다. 되레 아베 장관은 아시아에서 평화와 안정,그리고 발전을 위해 ‘일본이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할 뿐이다.

그는 이른바 ‘자학사관’과의 결별을 전제로 한 교육개혁도 피력했다. 이는 헌법개정만큼이나 그가 강조해온 교육기본법 개정을 통해 애국심을 함양하자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이에 대해 사사부치 쇼헤이 일본기독교교단 목사는 “제 나라 사랑은 당연한 것인데도 정치가가 각별히 애국심을 강조하고 나섰다면 뭔가 다른 목적이 있다”며 “전전의 일본으로 회귀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아름다운 나라로’는 발매 한 달 만에 30만부 넘게 팔리는 등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일본정치 전공인 오치아이 코타로 도쿄공업대학 교수는 “판매부수와 구독자들이 그 책 내용을 지지하는 것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베 장관은 특별히 검증되지 않은 정치인이기에 거꾸로 국민의 호기심을 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일본 중견언론인은 “브랜드 좋아하는 일본 국민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외조부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부친은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이니 만큼 유명 정치가문의 자제로서 프리미엄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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