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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쿄의 ‘한반도 怪談’-‘조선'(0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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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쿄의 ‘한반도 怪談’ 
 


14일 밤 일본 아사히TV에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의 유창한 일본어가 흘러나왔다.“(중·일 정상의 상호방문을 위해) 일본 지도자가 결단을 내려 정치적 장애물(야스쿠니 참배 문제)을 제거해 달라”는 것이다.

13일 요미우리신문에는 ASEM 회의에서 양국 총리의 악수 사진을 중국 정부가 찍어 ASEM 홈페이지에 제공하고 게재까지 부탁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최근 중국의 ‘러브콜’를 말해주는 이런 보도가 일본 매스컴을 빈번히 타고 있다.

일본 언론은 경제적 이유를 말하지만, 사실 중국과 사이가 나빠져 가장 초조해 한 것은 중국시장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인들이었다.

경제단체 경제동우회가 일본의 대표적 ‘야스쿠니 반대그룹’이라는 사실이 일본의 입장을 반영한다.

따라서 도쿄 정가 주변에서는 중국의 ‘오버액션에 감춰진 속내’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인을 중심으로 빈번히 이뤄지는 연구 모임에서도 중국 움직임에 관한 논의가 집중된다. 여기서 늘 제기되는 것이 ‘김정일 이후 한반도’ 관련설이다.

알려진 것처럼 일본이 바라는 한반도 상황은 ‘베스트’부터 꼽으면, ‘현상 유지’?‘한국의 흡수 통일’?‘중국의 위성 정권’?‘북한의 흡수 통일’이다. ‘북한의 통일’이 불가능하리라는 걸 감안하면, ‘중국의 위성 정권’이 일본에 사실상 ‘워스트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가 ‘최악’이 아니란 것을 일본에 납득시키고 협조를 구해야 할, 무언가 촉박한 이유가 생긴 듯하다는 것이다.

물론 추론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반도 운명에 관한 이야기가 도쿄 정가 주변의 핵심 테마로 돌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 불길하고 음산하다. 구한말 한국의 운명을 결정한 미·일(美·日)의 가쓰라-태프트 협약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밀실 협약 19년 뒤인 1924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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