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명렬 (군사평론가/연구소 지도위원)
앞장(지난 8일 데일리서프 게재 컬럼 : 군대개혁과 국방개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군대 개혁의 핵심은 우리 군 속에 잘못 뿌리내려져 있는 군대문화를 개혁하는 작업이다. 군대문화는 우리 군이 걸어온 역사적 경험의 산물이다.
우리 군대문화의 가장 두드러진 맹점은 인간존엄의 민주적 가치관이 실종된 인권 무시의 권위주의적인 문화, 민족의식이 결여되어 민족적 자존심과 자신감이 희박한 문화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잘못된 군대문화를 만들어온 왜곡된 군 역사를 정리 바로 세우는 과거사 정리가 바로 군대문화 개혁의 첫 출발이다. 그러나 이는 현재 국회를 통과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시행 준비중인 내용과는 그 성격이 많이 다르다.
범정부 차원에서 계획하고 있는 과거사 정리는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친일 분자들과 독재정권에 의해 저지러진 반민족적이고 반 인권적 행위를 낱낱이 조사 진실을 드러내어 억울하게 희생당한 사람들의 누명을 벗겨주고 가해자들에 대한 역사적 심판의 깨달음을 얻게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지금 국방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실미도 사건’ ‘녹화사업 ‘삼청교육대 사건’ 등이 이에 해당된다. 사족이지만, 광주 민주화 운동 과정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고 있음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아마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면 검토가 있으리라 여긴다.
친일 앞잡이들이 지워버린 국군의 위대한 항일 투쟁사 복원
군대문화 개혁을 위한 군 역사 정리는 지난 역사 속에서의 개별 사건이나 개개인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 심층조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미 명약관하 객관화되어 있는 역사적 사실들만을 가지고도 상식 수준에서 충분히 옳고 그름에 대한 평가의 정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사’ 위주가 아니라 ‘정리’ 중심의 가벼운 조치이다.
군에는 이런 문제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병과가 있다. 박정희 독재시절에는 유신만이 살길이라며 그가 없으면 나라가 금방이라도 망할 듯이 세뇌교육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5공 시절에도“영명하신 대통령 각하의 지도력–”운운하며 독재권력을 침이 마르도록 찬양했다.
군이 진정으로 개혁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이들로 하여금 군 과거사를 정리케 한 다음 그 핵심 내용을 교재화 교육하면 된다. 군대가 새롭게 확 달라질 것이다.
전방 어느 대대장이 상당 기간동안 항일 독립투쟁사를 교육하고 ‘독립군가’를 열심히 부르게 했더니 장병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부대가 활기차게 변모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왜? 이런 정신교육을 지금도 안 하고 있는지 참으로 궁금 답답하다.
국군의 역사정리를 위해서는 과연 언제부터를 우리 국군 역사의 시작으로 봐야겠는가? 답은 간단하다. 왕실을 지키기 위한 목적의 왕조시대의 군대는 역사적 참고사항은 될 수 있지만, 정식 대한민국 국군의 시작으로 삼을 수는 없다. 국민을 위한 국민의 군대인 주권재민의 공화제가 시작된 때의 국군부터를 역사의 첫 페이지로 기록해야한다. 바로 상해 임시정부의 정식 군대였던 광복군 그리고 독립군이야말로 자랑스런 정통 국군의 효시인 것이다.
조국 광복을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져 분투했던 광복군과 독립군의 장엄한 무장투쟁의 역사는 국군장병들의 가슴속에 자부심과 보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구체적 사실이다.
5.16군사 쿠데타에 대한 평가
그러나 불행히도 광복 후 친일세력들은 이토록 자랑스런 국군사의 가장 중요한 시작부분을 완전히 삭제해버렸다. 이들이 우리 군에 민족혼이 살아 움직이지 못하도록 민족정기가 바로 설 수 없도록 어떻게 만들어 왔는가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먼저 정리해야한다.
지금 우리 국군 장병 어느 누구든 붙잡고 물어 보라! 우리 국군의 빛나는 항일투쟁의 전통과 정신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말 할 수 있는가를.
이 부분의 군 역사를 바로 잡아 국군 장병들의 가슴속에 무한한 자긍심을 심어 주어야한다. 자부심이 없는 군대는 정신적으로 죽은 군대나 다름없다. 장병들의 심금을 울려 줄 비장한 서사시적 항일 무장 투쟁사를 노래하지 않고 어디에서 자부심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이는 일제가 우리의 민족혼을 고사시키고 민족 정기를 짤라버리기 위한 상징적 만행으로서 백두대간 곳곳에 박아 놓았던 쇠말뚝을 발견하여 뽑아 없애버리는 것과 견줄 수 없는 실질적 민족정기 회복, 민족혼 되살리기 운동이다.
군 생활동안 이런 자부심을 간직하지 못했던 예비역 고급간부들에 대한 국민들의 눈에 비치고 있는 모습은 어떨까? 민족의식이 너무나 결여된 집단으로 보여져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지 않은지?
사대주의적 굴종 의식에 길 드려져 국군최고 통수권자에게는 입에 담지 못할 비방의 막말을 쏟으면서 미군에 대해서만은 무조건 혈맹 운운 바지가랑이 잡는데 익숙한 민족적 자부심 희박한 사람들이라고 눈총 받고 빈축사고 있지나 않은지? 두려운 마음이다.
이외에도 국군사에에서 반드시 정리되어야할 몇 가지 큰 줄기를 생각해보자.
5.16 군사 쿠데타는 우리 국군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다. 조국광복 후 엄중 처단됐어야할 친일도당들이 이승만 독재정권에 빌붙어 멸공의 철퇴를 휘둘러오다가 이승만이 몰락하자 자신들의 죄 값에 대한 신변위협을 느껴 군대를 동원 아예 정권을 찬탈해버린 헌정질서 파괴 행위가 그 본질이다.
광복군 창설 일을 국군의 날로
국민이 믿고 맡겨준 총칼로 탈취한 정통성 없는 정권을 영속화하기 위해 민족일보 사건, 인혁당 사건 등을 조작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억울한 죽음의 길로 내몰았던 깡패집단들이나 다름없는 5.16주동세력들이 바로 12.12와 광주학살의 비극을 낳게 만든 역사적 원흉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독립투사들이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져 광복군으로 독립군으로 투신하고 있을 때 군인 박정희는 자신의 입신영달을 꾀해 만주군관학교를 거쳐 관동군 장교로 활동했다는 이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지탄받아 마땅한 인물이다.
그런데도 색깔 칠하기로 냉전 향수병을 끊임없이 선동해온 예의 반민족적 극우 선동 지는 지금도 그가 만든 망국적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근로자들의 피 말리는 노력의 부분은 도외시하고 경제건설의 공로를 오직 독재자에게만 돌리는 우상화의 선전 선동에 열을 올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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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명렬 군사평론가. | ||
물론 여러 무리함을 야기하고 극도의 부작용을 양산하였지만, 우리 경제를 고도 성장으로 이끌었던 그의 공적은 결코 과소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나 그렇다고 그런 면이 그를 훌륭한 군인으로 만들 수 는 없는 것이다.
현재 군 고급간부들은 군인 박정희를 심중에 어떻게 기억하여 받아드리고 있는지? 끊임없는 세뇌의 결과로 진실이 아닌 상징 조작된 그의 허상을 붙잡고 있지나 않을지? 군인으로서 존경할만한 인물일 수 없는 그에 대한 역사정리와 평가가 반드시 있어야한다.
국군의 날은 국군의 생일날이다. 국군장병과 함께 온 국민이 축제의 기쁨을 나누는 국군탄생의 뜻깊은 기념일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군의 효시인 광복군 창설 기념일 9월 17일을 국군의 날로 해야함은 삼척동자 어느 누구에게 물어봐도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나라의 전권을 장악하고 있던 친일세력들은 오직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행적을 덮는 일에만 혈안 되어 국군 속에 민족혼이 살아날까 두려워 이를 도저히 용인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잔머리 짜 만든 것이 10월1일이다. 한국 전쟁 때 3사단이 동부전선에서 최초로 38선을 돌파한 날을 기념한다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물론 나름대로 의의가 있지만, 우선 국군 탄생일도 아니요 특히 동족상잔의 비극적 전쟁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
거창학살, 제주4.3학살, 5.18광주학살 등 군이 정치적 목적에 동원되어 저지러진 민간 학살 사건은 군대가 정치에 이용당했을 뿐 우리군도 피해자임을 분명히 밝혀 물귀신 작전에서 빠져나와 역사 앞에 당당해 질 수 있도록 정리 조치되고 교훈 되어야 한다.
http://www.dailyseop.com/data/article/23000/0000022715.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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