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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광주시, 내선일체 강조한 친일파 김용주 단죄문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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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 징집 활동
전남방직 대표 역임…잔디밭에 동상

김순흥(오른쪽)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이 11일 광주 북구 임동 전남방직 인근에 설치된 친일인사 김용주 단죄문을 설명하고 있다. 김용주는 일제강점기 때 태평양전쟁 참전을 독려하는 등 친일행적을 해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랐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일제강점기 때 내선일체(일본과 조선은 같다는 의미)를 강조한 친일파 김용주(1905∼1985)의 단죄문이 광주에 세워졌다. 광주광역시는 이번 단죄문 설치를 끝으로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진행한 친일잔재청산 3년 계획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광주광역시와 ‘광주 친일잔재조사 태스크포스(TF)’는 11일 오전 광주 북구 임동 전남방직 인근 길가에 김용주에 대한 단죄문을 설치했다. 전남방직 터에는 김용주 동상이 있다. 광주시는 공장 터가 사유지이기 때문에 공장 밖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단죄문에는 김용주의 행적과 함께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친일반민족행위자 김용주의 단죄문을 설치한다”고 적혀 있다.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을 보면 1905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김용주는 일제강점기 때 경상북도 도회의원, 국민총력 경상북도 수산연맹 이사, 국민총력 경상북도연맹 평의원,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과 경상북도지부 상임이사·사업부장 등 친일단체에 가담했다.

김씨는 1943년 경북에서 열린 친일 행사(징병제 시행 감사 적미영격멸결의 선양전선 공직자대회)에 참석해 “반도 민중에게 고루고루 일본정신문화의 진수를 확실히 통하게 하고, 진정한 정신적 내선일체화를 꾀해 충실한 황국신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징병을 보낼 반도의 부모로서 자식을 나라의 창조신께 기뻐하며 바치는 마음가짐과 자식이 호국의 신으로 야스쿠니 신사에서 신으로 받들어질 영광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광주 북구 임동 전남방직 터에 있는 친일인사 김용주 동상. 광주시 제공

같은 해 일본 <아사히신문>에 ‘결전은 하늘이다! 보내자 비행기를!’이라는 제목의 비행기 헌납 광고를 실명으로 게재하기도 했다. 아들 김무성 전 국회의원은 김씨가 애국을 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김씨는 김형남, 이한원과 함께 해방 후인 1951년 정부로부터 전남방직(옛 가네보방적)을 불하받아 운영했다. 전남방직 쪽은 김씨가 1985년 세상을 떠나자 이듬해 공장 안 잔디밭에 동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방직은 2017년 공장을 광주 평동산단으로 이전해 임동 공장은 가동되지 않고 있다.

올해 광주시는 전남방직 김용주 동상을 포함해 친일인사 박봉주(1868-1936)가 1935년 지은 ‘광주향교 비각중건기’(광주 남구), 서정주 비문(광주 동구) 등 6곳에 단죄문을 세웠다. 앞서 광주시는 2019년 3·1절 100주년,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을 맞아 진행한 광주지역 친일잔재물 전수조사에서 65개 잔재물을 확인해 이 중 비석이나 현판, 건축물 등 35개 시설물에 친일 내용을 알리는 알림판(단죄문)을 설치했다.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은 “아직 친일청산이 끝난 게 아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조사를 진행해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2021-08-11> 한겨레

☞기사원문: 광주시, 내선일체 강조한 친일파 김용주 단죄문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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