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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친일 조작가의 황토현전적지 전봉준 동상, 철거 뒤 재건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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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12억원 예산안 편성

1987년 전북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전적지에 세워진 전봉준 장군 동상. 민족문제연구소 정읍지회 제공

친일작가의 작품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전봉준 장군 동상이 철거되고, 새로 건립될 전망이다.

전북 정읍시와 민족문제연구소 정읍시회는 2021년도 정읍시 예산안에 황토현전적지에 세워진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전봉준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고 재건립하는 예산 12억원을 편성돼, 의회에서 심의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정읍시 덕천면 하학리 황토현전적지에 1987년 10월 건립된 이 동상은 친일조각가 김경승이 제작했다. 이 동상 및 배경 부조 시설물은 높은 화강암 받침대 위에 짙은 청동색으로 높이 6.4m, 좌대 3.7m, 형상 3.7m 규모다.

이 동상을 제작한 조각가 김경승(1915~1992)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인물이어서, 그동안 동학관련 단체 등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친일인명사전에서는 김경승이 “1942년 6월3일자 <매일신보>에 ‘더 중대한 문제는 재래 구라파의 작품의 영향과 감상의 각도를 버리고 일본인의 의기와 신념을 표현하는 데 새 생명을 개척하는 대동아전쟁 하에 조각계의 새 길을 개척하는 것일 것입니다. 나는 이같이 중대한 사명을 위해 미력이나마 다하여 보겠습니다’라는 기고문을 게재할 정도로 친일행적이 뚜렷”하다며 “해방 이후 만들어진 조선미술건설본부에 참여하지 못하기도 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전북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전적지에 세워진 전봉준 장군 동상의 뒷면. 동상을 만든 친일조각가 김경승의 이름이 보인다. 민족문제연구소 정읍지회 제공

시의회에서 예산이 확정되면 시는 이달 중으로 시민소통위를 거쳐 동상건립추진위를 꾸리고 공모를 거쳐 △지금 자리에 세울지 △전봉준 장군 동상을 포함해 혁명 3대 지도자인 김개남·손화중 장군을 건립할지 △농민군의 군상을 세울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 동상은 사적지 안에 세워져 문화재청 허가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권대선 민족문제연구소 정읍지회장은 “일제에 나라가 병탄된 지 110년을 맞은 올해 이런 예산편성을 환영한다. 시가 나서서 친일독재잔재청산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내 전수조사를 하고, 역사교육 자료로 보존 또는 철거할 것을 분류하는 방안을 수립해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2020-12-02> 한겨레

☞기사원문: 친일 조작가의 황토현전적지 전봉준 동상, 철거 뒤 재건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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